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합격했습니다

공인중개사 | 동차 합격 | 송*훈 | 50대 | 퇴직자 | 6개월 ~ 1년 | 인강 |

안녕하세요.

먼저 11개월 동안의 노력이 최종합격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해 주신 해커스 교수님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52세 남자로 직장생활을 그만둔 후 당장 구직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인중개사를 해 보겠다는 마음보다는 시간 있을 때 미리 자격증이라도 따놓자’ 라는 생각으로 작년 12월부터 여러분과 같이 합격수기 내용을 읽어보며 해커스 인강으로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아마 지금 시점에서 합격수기를 읽으시는 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첫째 어떤 학원을 선택해야 하는 가? 둘째 어는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야 되나? 셋째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합격할 수 있는가 ? 일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각자 처한 환경이 모두 다르기에 합격하신 1차 32,367명, 2차 16,554명이 선택하신 방법은 모두 정답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자기와 가장 유사한 환경과 여건에 처한 분들의 합격수기와 학습방법을 참고하셔서 공부를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첫째, 왜 해커스를 선택했는 가?

저는 해커스를 포함하여 E사, P사, M사 등 메이저 학원은 어디를 선택해도 교수님들의 실력이나 교재는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어디 학원 강사가 최고인가? 어디 교재가 가장 좋은 가? 이런 것을 검색하는 데에는 시간낭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단순하게 어느 교재의 편집이 내 취향에 맞는 가?, 환급조건은 어디가 좋은 가? 에만 선택기준을 두었습니다. 먼저 서점에 가서 교재부터 두루 살펴보니 가장 편집이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은 교재가 해커스였습니다. 그리고 환급조건에 대해선 어떤 학원은 재세공과금이나 교재비를 제외하고 환급해 주었는 데, 해커스는 결제한 수강료 100% 환급조건이었기에 큰 고민 없이 저의 두 가지 기준을 만족시킨 해커스를 바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해커스를 선택하셨다면 학원 때문에 떨어질 일은 절대 없으니 다른 학원이나 교수에 미련 두지 마시고, 그냥 끝까지 해커스만 믿고 동행하시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어떤 교수님 강의를 들을 것인가 ?

해커스 교수님들 실력이야 다들 업계에서 유명한 분들이시기에 교수님 선택 역시 명성이나 실력보다는 저의 취향에 맞는 교수님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강의배속이 1.5인 상태에서(인강이 익숙해지면 시간절약을 위해 보통 1.5배속 내외로 듣기 때문에) 교수님의 말속도, 강의력, 억양, 어투, 전달력, 요점정리방법, 그리고 판서 등을 비교하여 교수님을 선택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선택한 교수님들 모두 한결같이 주입식 암기방식이 아니라 판서도 맛깔나게 하시고 이해 중심의 간결하고 젠틀한 강의를 해 주셨기에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참고로 저는 학개론은 신관식 교수님, 민법은 채희대 교수님, 중개사법은 황정선 교수님, 공법은 한종민 교수님, 공시법은 양기백 교수님(처음에는 구갑성 교수님 강의를 듣다가 예상문제풀이과정부터 양기백 교수님 강의를 수강함), 세법은 신동우 교수님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셋째. 나는 어떻게 공부를 하였는가 ?

저는 직장을 그만둔 후 오후에만 잠깐 일을 하였기 때문에 다행히도 하루 평균 6시간(오전 9시~11시, 저녁 7시반 ~ 11시반)을 공부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었고, 아무래도 집에서 공부하기에는 방해요소가 많으므로 집 근처 스터디까페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욕심이 앞서 예습도 해보고, 형형색색 형광펜으로 색칠도 하고, 나만의 요점노트도 만들어 보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리를 위한 시간이 불필요하게 많아지고 정리를 위한 정리가 되어 버리는 것 같아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해커스 커리큘럼과 진도에 맞춰 하루에 한 과목씩 4강 분량의 인강만 듣고 교재로 인강내용 복습하고 문제풀이로 점검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공부하자’ 라고 마음먹고 기본이론과정부터 끝까지 이 패턴을 유지하며 공부하였습니다.

인강을 듣기 위한 태블릿PC, 해커스 교재 및 교수님 제공자료, 빨강/파랑/검정 볼펜 이 세가지가 공인중개사 공부를 위한 도구의 전부였으며 여기에 11개월 동안 매일 딱딱한 의자에서 6시간 정도를 견뎌준 저의 엉덩이의 힘이 합격비결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행히 11개월이라는 충분한 준비기간과 일일 6시간의 공부시간 그리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스터디까페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암기코드를 이용한 단순암기나 일명 답치기, 버릴 건 버리고 점수획득이 용이한 특정과목이나 특정부문만 중점으로 공부하기 등의 특별한 합격비법에 구애받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좀 더 초점을 맞추며 저 스스로 최대한 공부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학습전략은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왕 공부하는 거 새로운 지식을 쌓고 재미있게 공부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공부한 것이 장기간 공부에 따르는 스트레스와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을 최소화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들 말합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지만 평균 60점을 못 맞아서 합격을 못할 정도의 시험은 아니다 라고. 맞습니다! 왜냐하면 공인중개사 시험은 응용력이나 사고력이 필요한 머리를 쓰는 시험이 아닙니다. 단지 관련 법 내용을 정리해 놓은 교재내에서 그대로 출제되는 시험입니다. 학개론 계산문제도 미적분처럼 공식을 알아도 못 푸는 고등수학이 아니라 중학교 일차방정식이나 비례식 수준으로 기본공식만 잘 알고 이해하면 다소 응용이 있더라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나는 숫자에 약해, 나는 문과출신이라서..이러한 본인에 대한 선입견이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봅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로 수능시험처럼 사고력을 요하거나 단어를 다 알아도 독해가 안 되는 어문학 시험이 아닙니다. 공부를 해 보시면 알겠지만 해커스 교수님들이 워낙 강의를 잘 해 주셔서 강의만 제대로 들으면 일단 이해는 거의 다 되는 그런 과목들입니다. 몇 회독을 하고 문제를 아무리 많이 풀어도 매년 20% 내외로 처음 보는 지엽적인 문제는 어쩔 수 없으나 합격을 위한 60점 점수는 해커스 커리큘럼 잘 따라가며 교수님들이 말씀해 주시는 부문만 잘 듣고 반복학습하면 충분히 획득할 수 있으니 겁먹지  겁먹지 말고 자신 있게 공부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저의 점수는 1차 평균 75점 (학개론 77.5 / 민법 72.5), 2차 평균 75점(중개사법 82.5 / 공법 65 / 공시세법 77.5)입니다. 의미는 없지만 모의고사 성적도 잘 나와 고득점을 받고 싶었는데 평소 실력보다 점수가 안 나와 합격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공부를 안 해서 모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분명 인강 빼먹지 않고 잘 듣고 교재 열심히 보고 다 암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서면 바로 다 까먹는게 11개월 내내 저를 괴롭힌 스트레스였습니다. 저도 학창시절 나름 상위권 성적이었고 공인중개사도 비교적 많은 시간 열심히 공부했고 마지막 동형 모의고사도 90점 이상 고득점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시험보기 전까지도 아는 것보단 모르는 것이 더 많다고 여겨질 정도로 절망감과 자괴감을 수시로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내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고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공부한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고 문제풀이 점수가 잘 안 나온다고 하여 자학하시거나 좌절하며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너무 늦게 시작하셨거나 공부시간이 턱 없이 부족한 예외적인 상황만 아니라면, 10개월 내외로 하루 5시간 내외로 해커스 교수님들께서 하라는 대로 꾸준히 열심히 하신 분들이라면 본 시험에서 충분히 합격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평소에 접하지 않았던 지엽적인 문제나 새로운 문제는 틀려도 상관없는데, 31회 시험처럼 충분히 공부했던 내용이라도 박스형 형태로 문제가 많이 나오면 당혹스러울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모의고사 대비 본 시험 성적이 잘 안 나온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박스형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오지선다형은 100% 모르더라도 한 두개만 확실히 알면 어느 정도 정답을 맞출 수가 있었는데 31회 때는 박스형 문제자체도 많았고 지문형식도 대부분 ①ㄱ ②ㄱ,ㄴ ③ㄱ,ㄴ,ㄷ ④ㄱ,ㄴ,ㄷ,ㄹ ⑤없다. 라는 식으로 나와서 다 알고 하나만 잘 몰라도 틀릴 수 있는 여지가 많았습니다.

저는 비교적 충분한 공부시간과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도 어려움을 느꼈는데, 직장인들이나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주부님들처럼 온전치 못한 공부환경에서 공부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쓰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다시 한번 해커스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올해 합격하신 분들에겐 축하를, 아쉽게 떨어지신 분들과 공인중개사 공부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는 내년에 꼭 합격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