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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해커스 커리큘럼만 따라가면 합격합니다.

공인중개사 | 동차 합격 | 한*영 | 40대 | 퇴직자 | 6개월 ~ 1년 | 인강 |


[나의 배경]

기본 지식 : 경제학이든 법학이든, 공인중개사 과목들 관련 공부는 1도 해보지 않음. 강의 들어가긴 전 공법과 공시법을 헷갈렸을 정도로 백지상태에서 시작.
수포자+이과생 : 이과생으로서 수학을 못 해서 고생이 참 많았... 암튼 숫자랑 친하지 않음.
공부 시간 : 전업에 가까움. 직장 다니지 않는 상태.
시험 준비 기간 : 1년.
나이 : 40대 중반.


[처음, 시작]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나서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해 볼까? 생각했던 게 마침 9월이었습니다. 일 년에 시험이 단 한 번이란 사실에 일단 작은 충격을 받고, 10월 말에 시험이 있으니 1년 준비해서 끝장 보자 싶었어요. 
먼저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시험이 어떤지, 1년 준비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정보 수집. 처음엔, 책은 있어야 할 거 같아서 그냥 교재 구입하고 무료 강의 뒤져 공부하고자 했으나... 환급 과정이란 게 있네요? 합격하기만 하면 수강료를 돌려주겠다니, 이런 고마운 과정이 있었을 줄이야. 물론 합격이 100% 보장되는 게 아니라서 약간의 도박성(?)이 있으나, 전 어차피 1년 작정하고 무조건 붙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으니 별 고민 없이 환급반으로 결정했습니다. 이게 꽤나 큰 동기 부여로 작용했던 게, 떨어지면 백만 원에 가까운 돈이 날아간다는 사실에 마음이 느슨해질 틈이 없었어요.  


[학원 선택]
그다음으로 고민했던 게 어떤 학원을 선택할 것이냐... 오늘은 이쪽으로 기울었다가 내일은 저쪽으로 기울었다가... 머리 복잡해져서 그냥 심플하게, 예전에 토익 공부하느라 만나봤던 해커스로 결정 ㅎㅎ 어차피 교수님들 실력이야 상향 평준화되어 있을 거 같고(받아들일 내 실력이 문제지) 환급이 불안하지 않아야 하고(그 당시 어떤 학원 폐업으로 난리 중이었음) 교재비까지 100% 환급되는 조건을 신청하는 게 쉬웠습니다(다른 학원은 따로 전화 상담해야 가능하다는 둥, 신청 기간이 따로 짧게 있다는 둥, 암튼 복잡했음). 
최종 확정 전에, 일단 해커스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부터 하고 배송비만 내면 보내준다는 기초입문서를 신청했어요. (지금은 배송료도 무료인 듯?) 입문서 신청하면 강의를 7일간인가 들어볼 수 있는데 몇몇 강의 OT만 듣고 시험이 어떤 식이구나 감만 잡았습니다. 그러고 며칠 있다가 였나, 상담사분이 먼저 전화 주셔서 쪼금 부담. 근데 매우 친절하셨고 통화 내용은 부담스럽지 않아서 OK. 오히려 상담하면서 마음이 확 기울었던 거 같아요.


[교수님 선택]
공도사 카페에서 쌤 추천글 찾아 읽고 추천 많은 쌤들로 결정했어요. 남들이 추천해도 나와 맞지 않는 쌤이면 긴 기간 동안 따라가기 힘들다고 해서 강의 들어보고 결정하는 게 정석이라고 하는데 쌩초보는 그런 감조차 없지요. 일단 따라가보고 아니다 싶으면 기본 과정 끝나기 전에 바꿔야 할 듯합니다. 과목별로 쏟아져 나오는 암기 코드들 때문에 중간에 교수님 바꾸면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아요.

학개론 : 신관식 교수님. 입문 과정 전 잠깐 들었던 쌩기초 특강에서부터 마음에 쏙 들었던 교수님이십니다. 이해 위주로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고 판서 깔끔하게 해 주시고. 학개론 같은 과목은 특히 그런데, 암기 말고 이해가 되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요. 시험 지문들이 기출과 전혀 다른 것들이기 때문에 이해로 알고 있지 않으면 옳고 그름을 가려내기 쉽지 않아요. 또한 이 교수님이 "찍신"으로 유명하시기도 하고요. 역대 기출 분석을 완벽하게 하시는지 막판에 가면 가져갈 거, 버릴 거 딱딱 골라주십니다. 제가 직접 이번 시험 분석은 해 보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적중률 좋았다고 평가되는 듯합니다. (내 점수 85점 / 100점) 전 한 번도 흔들림 없이 신쌤만 믿고 갔는데 강양구 교수님도 시험 대비 엑기스 위주로 알려주신다고 유명하신 듯합니다. 계산 문제들이 안 잡힐 때 강양구 교수님의 특강이 굉장히 도움 됐다는 글도 봤고. 

민법 : 양민 교수님. 판서 깔끔하게 하시고 정리 깔끔하게 해 주시는 쌤들 취향이라, 추천 많은 양민 쌤 들어보곤 내 취향과 맞지 않아서 다른 쌤 강의도 들어봤어요. 근데 결국 강의 내용이 이해되게끔 설명해 주시는 게 양민 쌤이었습니다. 맨 처음 민법 강의 들으면 대체 무슨 소린지 감이 도통 안 잡히는데 양민 쌤은 친근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셔서 일단 내용이 귀에 들어왔어요. 이게 공부하는 내내 이어져서 어떤 내용을 보면 그 사례들이 떠올라 기억에서 끄집어내기 쉬웠어요. 민법과 공법이 공인중개사 어려운 과목 양대 산맥인데 전 양민 쌤 덕분에 민법은 크게 어렵게 느끼지 않게 되었어요. 강의 시간이 긴 건 좀 단점이지만... 쉽게 풀어내기 위한 과정이려니. (내 점수 92.5점 / 100점) 이번에 다시 오신 채희대 교수님도 잘 가르치신다고 유명하신 듯합니다. 전년도 해커스에 계시다가 제가 공부할 때 안 계셔서 전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만 그때 채희대 쌤 아쉬워하는 사람들 엄청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중개사법 : 정지웅 교수님. 중개사법은 꼼꼼히 많이 외워야 하는 과목인데 정쌤 덕분에 그래도 잘 넘어간 듯합니다. 과목 자체가 말장난으로 문제 내는 과목이라 저랑 맞지 않아 좀 고생했을 뿐. 중개사법 자체는 더할 나위 없이 잘 가르쳐 주시는데 민법 연계되는 부분은 좀 취약하시다는 느낌을 받긴 했어요. 암튼 올해 해커스 떠나셔서 아쉽아쉽 ㅠㅠ (내 점수 85점 / 100점) 올해 새로 오신 황정선 교수님은 암기보다 이해 위주로 가르치신다고 유명하더군요.

 공법 : 한종민 교수님. 진절머리 나는 공포의 공법. 저 포함, 공법 글자만 봐도 스트레스 받는 학생 많을 거예요. 가장 싫은 과목인데, 반면 교수님은 가장 좋았어요. 개그 코드가 저랑 너무 잘 맞아서 ㅎㅎ 똘똘이 스머프 닮은 얼굴로 개그 치시는데 빵빵 터져요 ㅋㅋ 실제로 뵙고 싶은 교수님 1등! 외울 거 천지인 공법. 암기 코드 대부분을 그냥 두문자 따서 반복적으로 알려주시는데 이게 나중에 가면 자연스레 외워져요. 한쌤과 같이 해서 50점만 받으면 성공이라는 공법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었어요. (내 점수 70점 / 100점) 어준선 교수님도 좋다는 글을 많이 봤습니다. 비교적 이해 위주로 가르쳐 주신다고.(공법이 그게 가능한가... ㅠㅠ) 카페에 이런저런 자료도 올려주시고 문의에 답변도 열심히 달아주시는 거 보고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했어요.

공시법 : 양기백 교수님. 근데 핵심 이론 과정 때 홍승한 교수님으로 잠시 갈아탔어요. 개념완성 과정까지 끝냈을 때 문제풀이하면 가장 많이 틀렸던 게 공시법이었거든요. 강의 들을 땐 이해도 된 거 같고 알겠는데 문제를 풀어보면 적용을 할 수가 없어서... 쌤 문제인가 싶어(결국은 내가 문제였음) 핵심 이론은 교재 저자이신 홍승한 교수님으로 들었어요. 홍쌤, 자상하시고 귀여우신데 공부량을 줄이기 보다 늘리시는 편인 거 같아서 문제풀이 과정 때 다시 양쌤으로 컴백. 핵심 이론 들으면서도 느꼈고 문제풀이 과정 때 다시 느낀 거지만 양쌤이 가르쳐 주신 게 다 밑바탕에 남아있었어요. 이해 위주로 풀어서 과정을 설명해 주셨기에 깊이가 있어 나중에 발현된 것뿐이었죠. 그 어려운 등기법을 양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시험 볼 때까지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 공시법이었던 건 양쌤 덕분. 자신 있던 거에 비해 좀 많이 틀렸지만 ㅋㅋ (내 점수 50점 / 60점 = 20개 / 24개) 양쌤 강의 처음 듣다 보면 특유의 말투? 어법? 이 살짝 거슬릴 수도 있는데 그냥 무조건 적응하시길. 이만큼 자상한 쌤도 없다는 걸 나중에 가면 다 느끼게 될 테니까요.

세법 : 전훈 교수님 -> 강성규 교수님. 전훈 쌤 ㅠㅠㅠㅠ 전쌤이 찰떡 제 스타일인데 건강 문제로 중도 하차하셔서 ㅠㅠ 강쌤은 9월 100선 때부터 강의 들었습니다. 스타일이 저랑 맞지 않아서 쪼금 고생... ㅎㅎ 1년 내내 수십 번 설명했을 걸 등장할 때마다 계속 반복 설명해 주시는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강쌤의 두장세법 자료는 진짜 최고. 9월부터 공부하면서 이 자료에 약간만 추가 필기해서 시험장까지 갖고 갔어요. 요약 잘 되어 있고 빠르게 보기 편해서 너무 좋은 자료였습니다. (내 점수 32.5점 / 40점 = 13개 / 16개)


[11~12월 입문이론 과정]
11월에 입문 과정이 정식으로 시작하는데 그전에 일부 과목의 쌩기초 특강이 오픈되어 있었어요. 학개론 쌩기초부터 차근차근 들어보자 싶어서 나름 공부 시작했는데... 상담사 분께서 쌩기초 말고 얼른 입문 과정 들으라고... 강의 금세 밀린다고... 네, 맞더군요. 강의 밀리는 거 순식간이더군요.
쌩기초 과정도 그렇지만 입문 과정도 강의가 필수는 아니다 싶어요. 어차피 내용은 머릿속에서 금방 지워지고 기본 과정부터 잘 들으면 충분할 듯해요. 그냥 용어들과 친해지는 단계 정도? 거기에 더해 엉덩이 붙이고 장시간 앉아서 동영상 강의 듣는 연습하기. 공부 손 놓은지 거의 20년인데다가 인강으로 공부하는 게 익숙한 세대가 아니라서 적응이 필요했으니까요. 결론은, 11월에 시작하나 1월에 시작하나 큰 차이 없을 거 같다는 거.


[1~2월 기본이론 과정]
본격적인 공부의 시작. 두께에 헉-소리 나는 기본서. 대체로 주말 하루만 쉬고 6과목을 하루에 한 과목씩, 차근차근 강의 들었어요. 일정이 생겨 공부를 아예 못하는 날도 있기 때문에 강의 밀리는 일은 허다했지만 빠뜨리는 건 없이 꾸역꾸역 들었어요. 엄밀히 말해 인강 듣는 건 내 공부가 아니죠. 그래서 전 복습을 기본이론 과정부터 시작했어요. 그날 강의 들을 과목의 지난 주차 범위를 기본서 읽기.(전체는 아니고 교수님들이 강의했던 부분만) 암기는 해봐야 남지 않으니 외우려고 애쓰진 않았고 그냥 기본서 읽으면서 기억을 되살려 다시 이해하는데 주안점을 뒀던 거 같아요. 잘 넘어가지 않는 부분은 적당히 패스하는 아량이 필요했지요.
다만 민법은 기초가 안 잡히고 유난히 어렵게 느껴져서 강의 MP3 파일을 다운 받아 운동할 때나 이동 시간 틈틈이 들었어요. 양민 교수님께서 쉽고 천천히 설명해 주시는 편이라서 교재 없이 귀로 듣기만 해도 내용 파악이 가능했거든요. 이렇게 한 덕분에 민법은 시험 볼 때까지 전체 회독하지 않았어도 고득점이 가능했던 듯합니다. 
기본서 읽는 게 정말 지난한 과정이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꿋꿋이 해나간 덕분에 전 기본을 잘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과정 강의 들으면서 1번, 복습하면서 1번, 개념완성 과정 강의 들으면서 1번, 복습하면서 1번, 총 4번을 읽은 셈이에요. 5~6월 과정에서 요약서 2번 읽었으니 따져보자면 이론서를 6번 읽은 셈이죠. 9월쯤 가면 요약서나 단권화한 교재를 여러 번 전체 회독하라는 조언이 많은데 전 전체 회독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9월 말쯤 나만의 자료 만든다고 중개사법 1번, 시험 전날 중개사법(내 자료), 공시법(양쌤 자료), 세법(강쌤 자료) 1번씩 이게 전부. 기본이론 과정부터 차근차근 복습을 쌓아나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두꺼운 기본서 보지 말고 그냥 요약서만 회독하란 조언도 많은데... 틀린 말은 아닌 듯싶지만 전 어차피 커리큘럼 그대로 따라갔으니까요.


[3~4월 개념완성 과정]
용어에 대한 설명은 빼고 기본 과정에서 강의했던 중요한 내용은 반복, 추가로 깊은 내용을 강의하는 과정입니다. 공부 방법은 그대로 유지했어요.


[5~6월 핵심요약 과정]
교재만 기본서에서 요약서로 바뀌었을 뿐, 공부 방법은 그대로 유지. 다만 이때부터 암기를 조금씩 시작했어요. 중개사법 형벌이나 공법 용도 지역, 건폐율, 용적률 같은 기본적인 것들. 학개론 계산문제 수식 같은 것들은 도통 외워지지 않아서 1주일에 한 번씩 강의 돌아올 때마다 수식들만 전체 점검하며 외웠던 거 같아요. 
4월에서 5월 사이 레벨업 특강들이 올라오는데 전 기본 커리큘럼 따라가는데 바빠서 하나도 듣지 못했어요. 공법 레벨업 특강이 그 유명한 한종민 교수님의 체계도 특강인데 이거 추천하는 사람이 진짜 많았어요. 이것만 몇 번 돌려봐도 공법 50점은 충분히 넘길 수 있다는... 체계도 특강 들으려고 체계도 교재도 사고 그랬는데 결국 체계도 교재는 한 번도 보지 못해서 새 책으로 남았네요. 레벨업 특강은 공법이랑 학개론(특히 계산 문제 대비 목적의 강양구 교수님) 추천이 많았던 듯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기출문제풀이를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전 강의 진도 따라가는데 급급해서 기출문제풀이를 7월 말쯤부터 서서히 시작했는데 늦었던 거 같습니다. 기출만 공부해도 된다 안 된다 말이 많은데 전 후자 쪽 의견에 가깝지만 기출문제들이 공부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거예요. 기출된 지문들이 시험에 그대로 나올 확률은 앞으로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지문들이 뜻하는 바를 제대로 알면 변형되어도 맞출 수 있죠. 이 정도는 베이스에 깔고 가야 할 듯합니다. 기출 지문들은 100% 소화할 수 있게 공부해놓고 거기서 범위를 조금씩 늘려가는 게 맞는 방법이라는 생각이에요. (지금까진) 기출 지문들 빠삭하게 파악하는 방법으로 공부하면 최소 60점은 나온다란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60점을 목표로 공부하는 건 위험합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 다시 말해 떨어지면 1년을 또 공부해야 하는 시험이라면 60점이 목표가 아니라 80점을 목표로 공부해야 합격 확률이 높지요. 더군다나 앞으로 시험 난이도를 올리겠다고 공언된 상황에서 당장 기출 비중을 확 줄여도 이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론이 어느 정도 잡힌 시기에 기출문제풀이를 시작해서 문제 푸는 방식을 익히고 거기서 공부량을 늘려가야 한다고 봐요. 5~6월부터 해설이 잘 되어 있다는 단원별 기출문제집 사서 여러 번 풀어보는 게 가장 베스트일 듯합니다. 


[7~8월 문제풀이 과정]
이론 강의를 열심히 듣는다고 들었지만 문제 풀이에 이론을 적용하는 건 또 다른 얘기였어요. 머릿속에 산재해 있는 이론들을 언제 어떻게 꺼내와야 하는지 방법을 익히는 게 문제풀이 과정인 거 같아요. 또한 반대로,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아리까리했던 이론들이 체계를 잡기 시작했던 거 같고요. 중요한 부분들은 지문으로 여러 번 등장하니까요.
그날 목표로 한 강의를 듣기 전 두 단계를 거쳤습니다. 먼저 전 주에 강의 들었던 부분 문제 다시 풀어보기. 양이 많아서 전체 다는 아니었지만 자다가도 일어나서 맞출 쉬운 문제 정도 빼고, 껄끄러웠던 지문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다시 풀고 해설집이든 요약서든 찾아 읽었어요. 그러고 난 뒤 그날 강의분 사전 문제 풀기. 해당 분량 이론 회독을 하고 문제 푸는 것도 방법인데 전 회독 없이 곧바로 문제 풀었어요. 그래야 내가 확실히 아는 부분은 어딘지 조금이라도 애매한 부분은 어딘지 파악이 되니까요. 기화펜으로 풀고 메모지에 답을 따로 적어서 다시 새로 풀 수 있게 했고 틀렸던 걸 한 주 지나 다시 맞추는지 파악했어요. 맞았던 걸 다음 주에 틀렸을 땐 진짜 짜증 ㅋㅋ 
여기까지 하고 강의까지 들으려니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는데 본 시험에서 안정권 점수를 받기 위한 시간 투자려니 했어요. 그리고 대충 이쯤부터 서서히 포기할 부분 포기하고 할 수 있는 부분만 가져가자,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학개론에서 계산 문제 버리고 공법에서 정비법, 농지법 버리고 공시법에서 등기법 버리고 세법은 아예 통째로 버리고 등등. 시간이 촉박해지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대신 어떤 걸 버리는 만큼 합격 확률도 그만큼 낮아집니다. 다 안고 가려다가 맞힐 수 있는 문제도 못 맞힌다라는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대한 품어야 해요. 계산 문제 자신 없어도 쉬운 거 3~4개는 무조건 건져가야 하고 정비법이나 등기법 어려워도 최소 기출 지문 정도는 눈에 익혀가야 하고 세법 대책 없어도 양도세 정도는 챙겨가야 합니다. 농지법 공부해서 맞출 수 있는 한 문제 무시하다 가채점 결과 딱점으로 한 달간 고통받을 수 있거든요.


[9~10월 적중 100선 & 동형 모의고사]
문제풀이 과정에서 했던 공부 방식 그대로 유지. 서서히 시간 안배가 필요했으니 동형 문제 풀 때 시간을 쟀어요. 학개론 빼고는 40분 내외였던 듯합니다.
민법 양민 교수님 100선은 말이 100선이지 정확히 251문제. 문제 수가 많으니 이론 회독이 필요 없었어요. 공법 한종민 교수님 100선은 자타 공인 토 나오는 100선 ㅋㅋ 한 번 푸는데 시간이 워낙 많이 걸리고 요약서 들춰보는 걸로 틀린 거 해결이 돼서 강의는 듣지 않았어요. 
저의 동형 모고 4회 평균 점수. 학개론 85점, 민법 95점, 중개사법 90점, 공법 82.5점, 공시법 90점, 세법 89점. 사전 이론 회독 없이 당시 머릿속에 있던 지식으로만 푼 결과예요. 본 시험이 동형보다 어렵네 아니네 카페 내에서 의견이 분분했는데 제 의견은, 본 시험이 더 어려워요. 동형에는 난이도 하급은 배제되고 중급 위주에 중상급 문제 일부가 섞여있어요. 중급 맞추면 하급 문제는 맞출 수 있고 틀리라고 내는 최상급 문제는 아무리 교수님들이라 해도 예측이 불가능하니까요. 100선이나 동형 모의고사에서 점수 잘 나오면 본 시험에서 합격 점수 정도는 무난히 가져갈 수 있는 건 맞는데 문제를 대하는 긴장도가 워낙 다르기 때문에 본 시험에선 내가 맞출 수 있는 문제도 틀리는 경우가 많아요. 모르는 내용 보이면 멘탈 바사삭. 아는 내용도 괜히 틀린 것처럼 보여서 두어 번 읽게 되고. 동형 90점 나온다고 안심할 게 아니란 소리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지만 내가 듣는 교수님 문제 말고 다른 교수님 문제도 최대한 많이 풀어보는 게 좋아요. 같은 문제 여러 번 풀어서 숙달되는 것도 좋지만 두어 번 풀어봤다 싶으면 다른 교수님 것도 풀어보는 게 도움 됩니다. 전 학개론은 워낙 신쌤만 믿고 갔으니 더 안 풀었고 민법은 박문호 교수님 100선을 40번까진가 풀다 멘탈 나가서 중단하고 민희열 교수님 100선 풀고 위로를 얻었습니다. 중개사법은 한민우 교수님, 공시법은 홍승한 교수님 100선을 풀어봤는데 80점대 중후반 정도 나왔던 거 같아요. 세법은 문제 수도 적은데 시간 투자 더 하는 게 낭비 같아서 강쌤 것만 풀고 끝이었습니다.
9월엔 현장 모의고사를 봤어요. 현장 모의고사는 정말 정말 강추. 꼭 한 번은 학원 직접 가서 모의고사 치러보고 본 시험 보세요. 여건이 안 되면 만들어서라도 꼭 가 보세요.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수선한 환경에서 본 시험과 최대한 비슷한 과정으로 문제를 풀어본다는 경험이 굉장히 중요해요. 거대한 시험지도 만나보고 OMR 카드에 마킹도 해 보고. 현장 모의고사 보려면 오며 가며 버리는 시간 때문에 하루를 통으로 날려야 해서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실보다 득이 훨씬 커요. 시험 날이 다가올수록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되는데 현장 모의고사를 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인드 컨트롤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또 하나 중요한 게 시험장까지 갖고 갈 단권화 자료 정하기. 문제 풀면서 아리까리한 부분 계속 들춰보고 막바지엔 이론 회독도 하고 시험장에서 빠르게 훑어볼 수 있는 익숙한 교재나 자료를 정해야 해요. 저 같은 경우, 학개론은 취약한 부분을 요약서에 플래그 달아서 보다 막판에 신쌤 총정리 특강 자료 일부만 출력했어요. 거기에 일부 메모만 해서 그대로 시험장까지 갖고 갔고요. 민법은 불안했던 시기에 구입했던 양민쌤 한손노트를 기반으로 삼긴 했는데 제대로 전체를 보진 않았고 어렵게 느껴진 법정지상권 등 몇 부분만 표시해놓고 시험장에서 읽었고 그 외 부분은 문제 풀면서 아리까리 했던 지문들 메모한 몇 장의 포스트잇 붙어둔 걸로 끝냈어요. 중개사법은 제가 직접 자료를 만들었어요. 올해 중개사법이 어렵게 나올 거란 예측이 무성했기에 꼼꼼히 공부해야 했습니다. 줄곧 정쌤의 알짜북으로 공부해왔는데 그것도 양이 많으니 더 축약해서 A4 사이즈 6 페이지 짜리 나만의 자료를 만들고 정쌤의 행정처분 등 프린트 3 페이지만 추가했어요. 공법은 한쌤의 한손노트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문제 풀면서 수없이 들춰봤고 빠진 내용은 메모해서 내용을 늘렸어요. 적당히 축약되어 있고 사이즈도 작아서 수시로 열어보기 너무 편했습니다. 체계도 사지 말고 한손노트만 샀어도 충분했는데 싶어요. 공시법은 양쌤의 총정리 특강 자료로 해결했어요. 빠진 내용이 없다 싶을 정도로 완벽한 자료라고 봅니다. 대부분 법조문 그대로 들어가 있어 양이 좀 많은 게 사소한 흠지만요. 좀 더 축약되면 좋겠다 싶었는데 양쌤이 만드신 한손노트도 좋았을 거 같아요. 세법은 앞서 언급했듯이 강쌤의 두장 세법으로 정했어요. 실제 7 페이지 짜린데 여기에 전훈 교수님의 레벨업 특강 자료에서 재산세 토지 분류 등 몇 장만 빼서 추가했어요.


[시험 전 일주일]
인강들이 하나 둘 마무리되고 시험까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시간이 주어져요. 저는 딱 7일이 남았습니다. 이 중요한 기간, 학개론 신쌤의 추천대로 했어요. 6일간 전 과목 100선과 동형을 한 번씩 풀어봤습니다. 시험 순서대로 전체 과목 100선을 이틀에 나누어, 동형 4회를 매일 하나씩 풀고 점검을 했어요. 점검하면서 시험 하루 전 훑어볼 부분 표시해놓고. 공법 100선만 6일 동안 틈나는 대로 했어요. 이렇게만 해도 하루가 다 가서 이론 회독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문제풀이 말고 전 과목 이론을 쭉 돌리는 것도 방법이긴 한데 전 문제 풀고 틀려야 더 기억이 잘 남는 스타일이라서 이렇게 했어요. 
마지막 하루는 전 과목 100선과 동형에서 틀렸거나 애매했던 거 표시해 둔 부분을 빠르게 훑고 간략하게나마 이론 전체 회독도 돌렸어요. 민법은 회독 안 했고 공법은 회독 못 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ㅠㅠ 10월 초 추석 연휴 때 3일 정도 공법에만 투자하는 셈 치고 예상문제집을 한 번 싹 풀었고 총 3회독으로 끝냈던 다른 과목과 달리 공법은 100선을 한 번 더 돌렸어요. 4회독쯤 하면 100선 문제만큼은 틀리는 게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그거 믿고 시험장 갈 수밖에 없었어요. 다른 과목에 비해 이렇게 시간 투자를 많이 했음에도 제일 낮은 점수인 70점 나온 과목이 공법입니다 ㅋㅋ 


[시험 당일]
전날 새벽까지 또는 당일 새벽부터 일어나 벼락치기하면 정작 시험 볼 체력이 부족할 거 같아서 무리하지 않았어요. 전날 일부러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카페인 안 먹고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 너무 늦지 않게 잠들 수 있었어요. 6~7시간 정도 나름대로 푹 잔 컨디션으로 시험장 입성. 눈은 자료들에 향해 있었지만 정신은 긴장하지 말자,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했습니다. 이만큼 공부해왔는데 두 개 맞고 한 개 틀리는 정도의 결과는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난 이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공부했고 이렇게 했는데도 떨어지면 나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인연이 없는 거라 생각했어요. 시험 문제 100%가 내가 아는 내용일 리 없으니까 모르는 문제 맞닥뜨려도 당황할 게 전혀 아니라 생각했어요.  
이런 제 멘탈을 털어버린 게 1교시 학개론 ㅋㅋㅋ 나름대로 차분히 풀어나가려 하는데 자꾸 세모 치고 넘기는 문제가 많아졌어요. 계산문제는 어차피 마지막에 몰아서 풀 거였으니 문제 읽지도 않고 넘겼는데 이미 멘탈이 흔들흔들. 그래도 정신줄 놓지 않고 답이 보이는 문제들 위주로 민법까지 싹 풀었습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계산문제만 빼고 아리까리한 문제 결정하면서 페이지 넘길 때마다 마킹도 끝냈어요. 그러고 계산문제로 돌아와서 푸는데 하아... 망했구나 싶었지요. 첫 번째 계산문제부터 덤볐다가 중도 포기. 멘탈 붙잡아가며 풀 수 있는 문제 파악해서 푸는데, 하나 풀었을 때 5개 중 내가 푼 숫자가 있을 때 그 다행인 마음이 ㅠㅠ 그렇게 최종 6문제를 풀었고 4문제는 그냥 4번으로 찍었어요. 계산문제 답이 1~5번 균일하게 나오는 추세라는데 그거 세어볼 정신도 없었거든요. 4문제면 10점인데 아예 못 풀다니... 공부하면서 아예 손도 못 댄 계산 문제 거의 없었는데... 모의고사 때 계산 문제까지 다 풀 시간 충분했었는데... 기타 등등. 눈으론 공법 한손노트 훑으며 입으론 점심으로 싸 간 유부초밥을 씹어 넘기며 마음으론 학개론 과락을 걱정했어요. 결론은 계산문제 찍은 4문제 중 하나 얻어걸려서 찍은 3문제 틀렸고 제가 푼 문제 중 단 3문제 틀려서 점수가 나왔습니다. 물론 다른 문제들 다 알고 맞춘 게 아니라서 찍신 도움을 많이 받은 거지만요. 
학개론에 대해서만 할 말이 많고 다른 과목들은 적당히 풀어냈어요. 킬러 문제들 분명히 보였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정답이 손들고 있는 문제들 손잡아줘가며 남는 시간 없이 공들여 풀었어요. 학개론 제외, 합격 점수 정도는 받을 수 있겠다 싶었고 공법도 과락을 맞진 않을 거 같은 느낌으로 집에 왔지요. 전문가들 분석 결과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기출 지문 그대로 나온 게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기본기를 다져놔야 문제를 풀 수 있었겠다 싶은 생각 정도.


[결론]
전 정도(正道)를 걸었다고 생각합니다. 1년 동안 꾸준히 공부했고 학원 커리큘럼을 착실히 따랐으며 1월부터 복습 과정을 거치며 내 공부 시간도 만들었어요. 정도라는 게 정해진 게 아니라서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60점만 맞으면 되는 시험"이란 생각으로 요행을 바란 적은 없어요. 수십 년 이 시험을 연구했을 전문가들이 만든 커리큘럼이니 그대로 따라가면 합격 점수 이상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거다, 거기에 내 노력만 더하면 된다, 이것만 1년 내내 믿었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꼼수 부려서 조금 편하게 가고자 하면 그만큼 합격 확률도 낮아질 수 있어요. 어느 누가 딱점으로 벌벌 떨며 합격하고 싶을까요. 운에 기대지 않고 넉넉한 점수로 합격하고 싶다면 주어진 기간 동안 묵묵히 나 자신을 갈아 넣어야, 1년이 됐든 몇 달이 됐든 가장 최소한의 기간으로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독학도 물론 좋지만 환급 과정까지 있는 학원을 따라가는 훤한 길이 있는데 굳이 가시밭길을 걸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학원 등록해서 편하게 가는 건 꼼수가 아니니까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정도(正道)를 하루빨리 찾아서 꿋꿋이 하루하루 이겨내 최종적으로 결실을 얻었으면 하는 게 이 긴 글을 작성한 저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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