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치열했던 1년의 기록

공인중개사 | 2차 합격 | 박*천 | 50대 | 직장인 | 6개월 ~ 1년 | 인강 |

정식으로 11/29에 합격자 발표가 났기에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간의 과정을 합격수기로 올립니다.

우선 저는 노베이스는 아니고, 전공은 법학, 약 20년 쯤 전에 고시공부도 몇 년 해 본 경험이 있으며, 현재 직업은 공인노무사로서 경력은 20년 가까이 됩니다. 오래 전이긴 하지만 법공부를 할 당시, 나름 본다고 봐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민법 과목을 잡겠다고, 몇 달 동안 수업도 안 들어가고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두꺼운 민법 교과서만 죽어라 공부했던 경험도 있고, 적어도 법과목이라면 어느 정도 내용을 파악할 경우 객관식 문제에는 익숙한 편이라는 점이, 다른 분들에 비해 상당한 Advantage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모의고사를 보지 않고 기출문제집을 풀어보지 않아도 법과목 객관식 문제에 익숙한 경험은 상당히 유리한 위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년에 원서접수는 해 놓았지만 일한다는 핑계로 전혀 공부하지 못하고(아니 안 하고) 있다가, 시험일 22일 전,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제대로 공부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고시공부 경험이 있고, 직업이 직업인지라 법조문과 항시 가까이해 왔다고는 하지만, 공인중개사 2차 과목은 솔직히 한 번도 공부해 본 적 없는 데다(예전에 공부했던 고시나 공인노무사 시험 과목과 겹치는 과목이 중개사 2차 과목 중에는 없습니다), 남은 기간도 22일밖에 되지 않아, 2차는 다음 해에 보기로 하고, 일단 1차 두 과목만 공부했습니다. 물론 1차 과목이 예전에 공부해 본 적 있다고는 하지만 22일이라는 기간은 솔직히 도박이었습니다.

전공과목이자 과거에 정말 찐하게 공부해 본 적 있는 민법에서 70점 이상, 경제학과 비슷한 내용이 절반 가량 겹쳤던 부동산학개론을 50점 이상으로 잡고, 우선 민법부터 공부하기로 했는데, 공인중개사 기본서는 말이 기본서이지, 이것도 엄청나게 압축, 요약해 놓은 교재더군요. 당연히 핵심요약서라는 교재는 그걸 읽으며 무슨 말인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이해하는 데 엄청난 시간이 들어갈 것 같았습니다.   

진작에 등록은 해 놓고 그 때까지 단 한 시간의 인강도 듣지 않았던, 해커스 인강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분이 강의 잘 하시는지, 아무런 정보도 없었고, 여러 강의를 들어보고 결정할 시간도 없었기에, 작년 33회 당시 해커스에서 민법 교재 저자이셨던 채희대 선생님의 강의와 학개론 교재의 저자이신 신관식 선생님의 강의로 정하고 무작정 들었습니다. 민법부터 수업을 듣는데, 시험 22일 전인 인강 듣기 시작한 첫 날, 채희대 선생님 강의 들으면서 솔직히 제대로 감동먹었습니다. 막연한 느낌이었지만, 이 분 과거에 고시공부하면서 법과목을 제대로 공부하셨던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33회 때 시험 22일 전부터 해커스에서 채희대 선생님의 개념완성(3~4월 과정) 강의를 들으며 기본서를 두 번 읽는 것으로 예전의 기억을 어느 정도 되살릴 수 있었고(강의는 전체 다 들음). 민법에 19일 반, 신관식 선생님의 개념완성 강의를 들으며 학개론을 2일 반 공부하고(학개론은 강의도 전반부 40% 정도밖에 듣지 못했고, 기본서 두 권 중 앞의 한 권만 공부하고 2권은 손도 못 댔습니다) 학개론 62.5점, 민법 75점으로 정말 운 좋게 1차에 합격했습니다.

22일 공부하고 합격했다는 게, 제가 잘 났다고 자랑하는 게 아닙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법학 전공에, 오래 전이긴 해도 몇 년 동안 고시공부를 했던 경험이 있었고, 과목이 다르긴 하지만 공인노무사라는 직업으로 활동하면서 항시 법조문을 가까이하고 있어 민법에 대한 접근에 유리했기 때문이며, 굳이 따진다면 제 공부기간은 22일이라기보다 과거의 고시공부했던 기간까지 모두 포함해야 맞을 겁니다(소위 작두를 탔다고 할 정도로 ‘찍신’이 강림한 게 아니고선 노베이스에서 22일 공부해서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고시공부할 당시 경제학원론을 공부한 경험도 있어서,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학개론의 수요, 공급, 탄력성, 보완재, 대체제, 소득효과... 등에 대한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고, 신관식 선생님께서 33회 당시, 경제학자들 이름과 경제이론에 대한 설명을 하시면서, 왠지 이 부분이 올해 출제될 것 같다고 하시길래, 어차피 공부할 시간도 며칠 없는데, 속는 셈 치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암기하고 들어갔던 것이, 33회에서 그 부분에서만 6문제나 쏟아지는 걸 다 맞출 수 있어 정말 학개론 62.5점은 신관식 선생님의 찍신 덕을 톡톡히 보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소화불량이 생기고 심지어 시험 전에 먹은 걸 토해가면서 공부한 노력, 거기에 운도 함께 따라준 때문이라고 해야 맞을 겁니다.

1차 합격 후 작년 11~12월은 그냥 일 하고, 남는 시간에는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쉬었습니다. 물론 합격자 발표 직후 해커스에서 짧은 기간 동안, 환승, 재도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인강을 저렴하게 판매 중이어서 일단 인강 등록은 했지만, 기초가 없는 법과목은 한꺼번에 몰아서 공부해야 짧은 기간에 체계가 잡히고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기에, 본격적인 공부의 시작은 기본강의가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가던 1월 말~2월 초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해가 바뀌고 올해 2차만 보면 되었기에, 이번에 제대로 공부해서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여기저기서 각 학원에 대한 정보, 강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는데, 이 때 광고에 이끌려 E사 2차반을 추가로 결제하기도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E사 강의를 제대로 들은 과목은 전혀 없고, 유명 강사 몇 분의 강의 일부를 선별해서 들어보긴 했지만 저와는 뭔가 맞지 않았는데, 이해보다는 단순한 낱말 풀이나 문장의 단순 해석, 그리고 암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한 느낌에 거의 로그인하지 않게 됐습니다(제 주변에서 누구든 공인중개사 공부한다고 하면,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E사 추천은 못합니다).

올해 초 1월인가 2월인가, 메가랜드에서, 필요한 교재는 별도 구입하고 강의만 수강하는 조건으로 아주 저렴하게 짧은 기간 인강 패키지를 판매한 일이 있는데, 운 좋게 그 정보를 보고 바로 결제를 했습니다(정확하진 않지만, 3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이었고, 합격 시 합격축하금으로 20만원을 다시 환급해 주는 조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함).

2차 과목 중 가장 분량이 많고 어렵다고 소문난 공법부터 공부하기로 하고, 인터넷 여기저기서 속칭 “공법의 신”이라고 소문난 고상철 선생님의 강의부터 들어보았습니다. 어렵다고 들었는데, 전혀 어려운 느낌이 들지 않았고, 어떤 제도의 배경 지식부터 시작해서 각종 사진 자료들까지 PPT를 통해 강의 자료로 활용하시는데, 왜 다들 공법이 어렵다고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느낌은 제가 착각한 것이었는데, 고상철 선생님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초학자들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강의해 주시기 때문에 그런 착각을 했던 것입니다. 공법의 어려움은, 초학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대로 강의가 진행될 경우 내용 그 자체의 어려움보다는 엄청난 분량과 혼동되는 비슷한 제도가 사방에 산재해 있다는 데 있었고, 그러한 어려움은 공법 진도의 반 이상을 나갈 무렵부터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노무사 일하느라, 남는 시간에만 공부를 하다 보니, 바쁘지 않은 날이나 주말에는 하루 종일 시간이 났지만, 바쁜 날은 손도 못 대는 날도 더러 있었고, 때문에 2차과목 모두를 처음 접하다 보니 교재를 직접 읽어 나가는 공부보다 틈 나는 대로 인강을 듣는 방식으로, 따로 복습이나 문제풀이 없이 9월 중순 경까지 할애할 수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강의 듣는 데 사용했습니다.

제가 어림 잡아 계산했을 때, 올해 2차 공부하는 데 약 1,000 시간 가량 투자한 것 같은데, 이 중 약 300시간은 추석 연휴부터 시험 때까지 1개월 남짓한 기간에 쏟아 부었으니, 9월 중순까지 대략 700시간 전후이고, 이걸 1일 평균으로 환산해 보면 대략 3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인강을 전혀 못 듣고, 어떤 날은 2시간 가량 듣고, 바쁜 일이 없거나 주말에 풀로 시간 나는 날에는 8~10시간 가량 강의를 듣고... 솔직히 일하면서 인강을 듣는 이것도 힘들더군요. 하지만 인강은 정말 많이 들은 편인데,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부동산 공법>

1. 고상철 선생님(메가랜드)

11~12월 개념완성(해커스 커리의 기초강의에 해당)

1~2월 기본강의, 3~4월 핵심요약과정(핵심요약과정은 총 3회),

체계도 특강 1회, 시잘부 1회, 시꼭테(최종이론정리)는 듣다가 포기하고 핵심요약과정을 마지막 3회차로 재수강

2. 어준선(해커스)

1~2월 기본강의(1회)

3~4월 개념완성(1회)

5~6월 핵심요약(약 50~60%)

3. 최성진(박문각)

유튜브를 통해 기초강의, 체계도 특강. 최종 요약 특강.

4. 김희상(메가랜드) : 합격노트 특강(일부), 3~4월 핵심요약(일부)

그 외 해커스 한종민(말씀하시는 거의 모든 내용이 기출 내용, 기출 지문으로 공법에 관한 한 엄청나게 공부를 많이 하신 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공법에 문외한이었던 저로서는 한종민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어서 저와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 조금 듣다가 포기했습니다), 에듀윌의 오시훈(듣다가 강의시간이 너무 늘어지고 저와 맞지 않아 포기), 정경택(이 분, 이해 위주로 강의는 잘하시는데 수업시간이 많이 깁니다. 공부 초기에 메가랜드 고상철 선생님과 고민하다가 고상철 선생님으로 최종 결정)

<중개사법>

1. 정지웅(해커스)

1~2월 기본강의(1회)

3~4월 개념완성(1회)

5~6월 핵심요약(1회)

100선 특강(1회), 최종이론정리 특강(6회) => 100선과 최종이론특강은 모두 10월에 들음

2. 황정선(메가랜드)

3~4월 핵심요약 강의 중 “부동산 거래신고법” 부분 4강

(정지웅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교재를 보아도 거래신고제도 부분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 23년도에 메가랜드에서 강의하신 황정선 선생님의 거래신고제도 부분 4시간 수강)

그 외 메가랜드 김상진(듣다가 강의 시간이 너무 늘어져서 포기)

<공시법>

1. 목희수(메가랜드)

1~2월 기본강의(1회)

3~4월 핵심요약(3회)

가짜지문가려내기 특강(2회)

100선 특강(앞의 50% 정도만 1회), 최종 요약 강의(1회)

2. 양기백(해커스)

5~6월 핵심요약(일부만 수강)

최종 요약 강의(1회)

3. 김병렬(메가랜드)

최종요약강의 1회

단, 공시법 중 지적법 부분은 대체로 암기 영역으로 느껴졌는데, 에듀윌의 김민석 선생님 요약서(합격서)에 암기코드가 따로 잘 정리되어 있다고 해서, 합격서 구매 후 맨 앞에 있는 암기코드 부분만 목희수 요약서의 해당 부분에 옮겨 적고 나머지는 버림.

<세법>

1. 전훈(해커스) : 1~2월 기본강의(1회), 3~4월 개념완성(1회)

2. 임기원(메가랜드) : 3~4월 핵심요약(2회), 원포인트 특강(2회), 최종요약(1회)

3. 이송원(메가랜드) : 3~4월 핵심요약(1회), 최종요약(1회)

주력으로 강의를 들었거나 제가 크게 도움을 받은 분은,

1. 공법에선 고상철, 어준선 두 분 모두 이해 위주,

2. 중개사법에선 정지웅(이해보다는 암기에 좀더 치중되어 있는 느낌. 거래신고법 파트는 아무리 들어도 도저히 이해되질 않아 메가랜드 황정선 선생님의 거래신고법 부분 4시간을 들었는데, 이해되지 않던 게 한 번에 정리되었습니다. 황정선 선생님, 개인적으로는 이해 위주로 강의 잘 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3. 공시법은 목희수, 양기백 두 분 모두 이해 위주

4. 세법은 전훈, 임기원 두 분 모두 이해 위주(이송원 선생님은, 기본강의를 듣지 않아 알 수 없지만, 핵심요약과정 이후는 암기할 내용을 간결하게 잘 요약, 정리해 주는 느낌이었고, 초학자를 대상으로 한 이해 중심이라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함).

주력으로 보았던 교재는,

1. 공법 고상철 요약서

2. 중개사법 정지웅 최종요약 교재(알짜북은 수업만 들었고 따로 복습은 못함)

3. 공시법 목희수 요약서

4. 세법 이송원, 임기원 요약서입니다.

이 중 공법은, 강의는 많이 들었지만 교재는 2회밖에 정독하지 못했고, 중개사법은 최종이론 강의 3회차부터는 귀로는 강의를 듣지만 눈으로는 교재를 정독해 가며 들었기에 마지막 1달 사이에 강의 6회 반복, 이 중 3~6회는 정독하면서 수강(4회 정독), 시험 직전 2회 정독 등 여러 번 읽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암기되었습니다. 공시법은 목희수 요약서를 정확하게 몇 번 읽었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세법은 메가랜드 요약서를 2회 정독했습니다.

9월 중순까지는 거의 강의 듣기만 했는데, “동일한 강의”를 반복해서 들었을 때 효과가 좋았습니다. 기본강의, 개념완성, 핵심요약... 등을 각 1번씩 듣는 것보다, 가급적이면 기본강의는 듣고, 이 중 시험 대비로 빠진 내용이 거의 없다 싶은 강좌 하나를 선택해서 동일한 강의를 반복해서 듣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중개사법의 경우, 해커스 정지웅 선생님의 기본강의, 개념완성, 핵심요약을 순차적으로 한 번씩 들었지만, 따로 복습을 하지 않았고 반복 수강도 아닌 때문인지, 100선 특강 전에 1~30번까지 먼저 문제를 풀어 보았을 때 아는 문제가 반도 안 되더군요. 이미 10월로 접어들었는데 말이죠.

정지웅 선생님 말씀처럼, 최종 요약 강의 10강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듣기로 하고, 처음 2회까지는 하루 3~4강씩, 3회째부터는 하루 4~6강씩 매일 듣는 방법으로, 10월 마지막 주 수요일까지 총 6번 반복 수강하였습니다. 1~2회까지는 배속을 올리지 않고, 3~5회까지는 1.2배속으로, 마지막 6번째 들을 때에는 1.3배속으로 들은 후 시험 직전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강의 수강 없이 최종 요약 교재를 매일 1번씩 정독했습니다. 시험 하루 전날, 100선 문제를 다시 들여다 보니 대략 80% 가량은 답이 보이더군요. 아마도 중개사법은, 시험 한 달 전까지는 암기가 되지 않아 만약 그 때 시험을 보았다면 기껏해야 50~60점 정도였을 것 같은데, 마지막 한 달 동안 최종요약강의 6번 돌리고(1.0~1.3배속으로 비교적 느린 속도로 꼼꼼하게), 추가로 2회 정독하는 과정에서 최종 본시험 82.5점까지 점수가 급상승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막판에 이게 가능했던 건, 기본강의, 개념완성, 핵심요약 과정을 1.2배속 이하의 속도로 꼼꼼하게 들어두면서 내용 암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본 적이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익숙하게는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공시법의 경우, 강의도 많이 들었지만 목희수 선생님의 요약서는 분량도 많지 않았기에 지적법은 10번 이상, 등기법 파트도 5회 이상 읽었는데, 실제 본시험날, 2차 1교시 끝나고 2교시 시작 전 화장실 다녀와서 쉬는 시간 약 40분 동안 공시법 요약서 전범위를 한 번 훑어볼 수 있었습니다(이게 가능하려면 사전에 수없이 반복해서 그 교재를 정독해야만 합니다).

매월 실시되는 모의고사나 기출문제집, 예상문제집, 동형모의고사 등은 전혀 손대지 못했고(공부시간 부족), 9월 말부터 10월 전업수험생처럼 공부했던 기간에는, 어설프게 문제집 한 번 보는 것보다 같은 시간이면 그동안 보던 요약서 2회독 이상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 요약서 보는 데 치중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노베이스가 아니고 과거에 고시공부 경험도 있다 보니 과거에 법과목 객관식 시험을 많이 본 경험이 있고, 때문에 머릿속에 내용만 정리되어 있으면 따로 문제 풀이 연습을 하지 않더라도 평균 1분에 1문제의 속도로 문제를 푸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기출문제집이나 예상문제집을 풀지 못했고, 월별 모의고사나 동형모의고사 응시를 하지 않았어도 본 시험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와 같은 상황은 예외적인 상황이니, 법과목 객관식 시험 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모의고사에도 몇 번 응시하여 시간 내 시험보는 연습을 해 둘 필요가 있고, 교재의 내용이 어떻게 객관식 문제로 응용되어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출문제집이나 예상문제집 중 적어도 한 가지는 반드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집을 풀 때에도 틀린 문제나 모르는 지문에 대한 복습은, 문제의 해설을 볼 게 아니라 가능한 한 자신이 주력으로 보는 교재(기본서든 요약서든)를 찾아보는 방식으로 복습하는 게 훨씬 효과가 좋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강의듣는 건 공부가 아니고, 복습하고 책을 보는 게 공부하는 거라고들 말씀하시는데, 강의를 한 번 듣고 말면, 강의듣는 시간은 공부라기보다 공부를 하기 위한 준비 과정 정도의 의미밖에 안 되지만, 같은 분의 동일한 강의를 3번 이상 반복해서 들으면 강의듣고 복습도 같은 강의로 하는 셈이 되어 강의듣는 것도 충분히 공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9월 중순까지 주로 강의만 들었던 것은, 일하면서 남는 시간에 공부해야 하다 보니 진득하게 앉아서 몇 시간씩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마지막 한 달은 집중과 암기가 필요해서, 본업은 거의 팽개치고 전업수험생처럼 공부만 하면서 교재를 여러 번 정독했습니다.

그리 고득점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방법으로 2023년 한 해를 보냈고, 최종 결과 중개사법 82.5점, 공법 65점, 공시세법 75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으며(큐넷 가답안과 동일), 큰 도움을 받은 인강은 메가랜드와 해커스 두 곳이었습니다.

얼마 전 과목별로 몰아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그 과정에서 먼저 공부했던 과목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중간중간 어떤 식으로 공부하는지 저 나름대로 생각하는 공부 방식을 공도사 카페에 올렸는데, 이번 2차 시험과목 중 공시법과 중개사법을 단기간에 몰아서 반복하는 방법으로 점수를 확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두 과목(공법과 세법)은 주로 강의를 많이 듣는 방법이었는데, 주로 강의를 많이 반복해서 듣고 정독은 2~3회 가량 했던 과목의 경우 합격점 이상을 받는 데에는 문제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였고, 24문제 중 20문제를 맞춘 공시법과 82.5점을 받은 중개사법은 10월에 몰아서 집중적으로 공부한 과목들이었습니다.

사람들마다 공부하는 방식도 다르고, 저마다의 강점도 다른 데다 처해 있는 상황도 모두 다르니 제가 공부했던 방법이 절대적일 수도 없고 무조건 그대로 따라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강의를 듣든 정독을 하든, 자신이 선택한 교재를 읽으며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만들어지면, 그 때부터는 비교적 단기간에 얼마나 많이 반복해서 동일한 교재를 정독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시험 일주일 전쯤 되었을 때, 과목별로 자신이 주력으로 보던 교재를, 적어도 하루에 한 과목씩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내용인지 이해해 가면서 읽어낼 수 있게 된다면, 합격점 아래의 점수가 나오는 일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34회 시험에 합격하신 모든 분들에게 축하드리고, 35회 시험에 도전하시는 분들의 합격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