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 군인의 6개월 동차합격 수기

공인중개사 | 동차 합격 | 이*빈 | 20대 | 직장인 | 6개월 미만 | 인강 |

매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2023년 10월 28일에 치러진 제 34회 공인중개사 시험도 1차에 134,354명, 2차에 65,705명이 응시하며 뜨거운 인기를 보였습니다. 모두 이 수험생활을 시작하는 목표와 이유가 다를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성공적인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모습을 상상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취업의 문턱을 넘는 도움닫기 역할일 수도 있습니다. 위 2가지 이유는 제게 해당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수년 간 부모님이 부동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으시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고, 그 탓에 어머니께서 직접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시다가 집안사정에 의해 포기하시는 것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부동산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사직서를 넣고 다니는 것처럼 저는 ‘언젠가는 부동산 공부를 시작해야지’ 라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3월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육군훈련소를 다녀왔고 4월 복무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대학교 전공 특성 상 보충역으로 복무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퇴근하고 공부할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드디어 마음 속의 사직서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동산 공부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그 중 눈에 들어 온 것이 공인중개사 시험이었습니다. 저처럼 부동산에 관심은 많지만, 막상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분들께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강력추천드립니다. 공인중개사 시험 과목은 부동산의 전반적인 개념에 대해 공부하는 부동산학개론, 사람 간의 기본적인 법률관계를 다루는 민법, 공인중개사의 의무 및 중개거래 실무와 관련 깊은 중개사법, 국가 및 공공조직 단위로 행하는 부동산개발 등에 대해 배우는 공법, 등기부 및 지적도를 다루는 공시법,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동산 세금을 다루는 세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부동산 공부를 체계적으로 시작하기 적합한 커리큘럼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2023년 4월 30일, 해커스 공인중개사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강의를 결제했습니다. 우선 해커스를 선택한 이유는, 수년간 검증된 우수한 교수님들이 다수 계실뿐더러, 환급제도가 가장 믿음직스럽게 진행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선택한 반은 “300% 환급+ 평생수강반” 이었습니다. 수험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중도포기였기 때문에, 저에게 ‘환급’은 엄청난 공부 동기였습니다. 더구나 올해 대학교를 졸업한 사회초년생이었기 때문에 환급은 더더욱 매력적인 공부 동기였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4월 30일, 저에겐 매우 큰 돈인 129만원을 결제하고 수험생활의 파도에 뛰어들었습니다. 

결제하고 몇 일 얼마 안 가서 무려 19권의 책이 2개의 택배 상자를 통해 방 앞으로 배송 왔습니다. 5월이면 전년도 연말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신 분들에 비하면 많이 늦은 시기였기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에 문외한인 제게는 나름의 도박이었지만, 처음부터 기본서 대신 핵심요약집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기본서가 확실히 개념을 익히기에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저에게는 사치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핵심요약집을 펴 놓고 온라인 강의를 듣되, 중간중간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한해 기본서를 찾아보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큰 틀에서의 강의 및 공부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본이론 수강

2) 핵심이론 수강

3) 핵심요약집 혼자 읽으면서 이해 안되는 부분 체크하기

4) 단원별 기출문제집 풀기 + 오답

5) 핵심요약집 및 단원별 기출문제집 반복

6) 회차별 기출문제집 풀기 + 오답

7) 해커스 모의고사 풀기 + 오답

8) 시험 당일 쉬는시간 때 보기 위한 “나만의 단권화” : A4 2-3 페이지 분량

사람마다 강한 과목이 있고, 약한 과목이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부동산학개론 및 중개사법이 상대적으로 할 만했고, 민법 및 공법이 매우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에 따라 부동산학개론 및 중개사법은 위 5) 단계를 상대적으로 덜 반복했고, 민법 및 공법은 상대적으로 많이 반복했습니다. 

이제 과목별 공부방법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1) 부동산학개론: 신관식 교수님

• 부동산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1회독하니, 강의 내용이 한 귀로 흘러 들어와 다른 귀로 금방 빠져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교수님을 믿고 차근차근 강의를 수강했고, 3회독 때부터 서서히 틀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학개론 과목은 크게 지문형 문제와 계산문제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수험생 분들은 시간 안배적인 차원에서 계산문제를 가장 나중에 풀거나, 아예 포기하는 분들도 있으신 것 같지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 해에 처음 나오는 유형의 계산문제는 과감히 넘어가는 것이 옳지만, 최소 절반 이상은 과거 기출문제의 반복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저는 단원별/회차별 기출문제집 내의 계산문제만큼은  절대 틀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것만 반복학습했습니다. 지문형 문제의 경우, 회독을 반복할수록 자신감이 붙는 단원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내용을 잘 모르겠는 단원으로 나뉘었습니다. 8-9월 때까지는 그럼에도 모든 내용을 학습하며 머릿속에 붙잡아보려고 했지만, 10월에는 현실을 깨닫고 모르는 부분은 과감히 버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금융/개발 파트는 ‘어렵게 나오면 찍지 뭐’ 라는 마인드로 시험을 봤습니다. 

(2) 민법 및 민사특별법: 양민 교수님

• 살면서 법을 자세히 공부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가장 걱정이 큰 과목이었습니다. ‘갑,을,병’ 의 명명조차 낯선 상태에서 양민 교수님의 기본이론 강의를 수강하기 시작했습니다. 양민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새로운 법을 소개할 때 항상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같이 설명해주십니다. 그러다보니 어려운 법 지식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녹아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민법 과목의 고득점은 환급 조건에도 해당됐기 때문에 다른 과목보다 회독도 많이 하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전세권, 지상권, 유치권, 임차권 등 각 물권이 공통점과 차이점이 헷갈리게 존재했기 때문에 핵심요약집 곳곳에 존재하는 비교표를 적극 활용하여 암기했습니다. 

(3) 중개사법: 한민우 교수님

• 민법, 공법이 어렵다는 얘기를 사전에 많이 들었기 때문에 수험생활 초반에는 다른 과목을 시작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8월 말이 돼서야 중개사법을 처음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이 늦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한민우 교수님이었습니다. 공부범위는 다른 과목에 비해 적었지만, 최근 출제유형이 점점 지엽적으로 물어보는 추세였기 때문에 꼼꼼하게 공부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교수님의 암기표 특강 덕분에 실수 없이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4) 공법: 한종민 교수님

• 1차 과목을 2회독하고 나서 2차 과목을 시작했기 때문에, 공법 역시 7월 말이 돼서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법은 반타작하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공부를 시작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타 과목에 비해 더욱 생소한 용어, 세부 법마다 비슷한 듯 다른 체계도 및 방대한 범위가 그 원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기본이론 강의를 수강하면서 용어와 친해지자는 목표로, 부담 없이 공부했습니다. 외우는 부담 없이 공부를 해서 그런지 하나하나 새로 알아갈 때마다 공부가 재미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 풀이를 시작하자 벽에 부딪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정말 하나도 머리 속에 남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때부터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가 ‘공부는 공부대로 하고, 시험장에서 백지로 내고 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전략적으로 승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2문제가 출제되는 농지법을 포기하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교수님의 암기방법을 수없이 되뇌이면서 ‘남들 다 맞추는 것만 맞추고, 나머지는 운명에 맡기자’라는 마인드로 공부했습니다. 그러다가 시험 1주일 전, 또다시 벽에 부딪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머지 5개 파트를 소화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비법 또한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 외운 것이 아까워 큰 흐름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머리 속에서 지웠습니다. 2개 세부 법을 버리니 기억해야 할 물리적인 정보량도 줄었고, 비교대상이 줄었다는 생각에 나머지 법의 내용이 더 또렷이 외워졌습니다. 정말 공법은 선택과 집중이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5) 공시법: 홍승한 교수님

• 공시법은 미루고 미루다가 9월초에 시작했습니다. 세법과 합쳐서 하나의 과목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간정보법은 공부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등기법 부분이었는데, 특히 ‘권리에 관한 등기’ 부분은 민법적인 이해도 필요하고, 공부하기 정말 까다로웠습니다. 그래도 ‘교수님께서 강조하시는 부분만이라도 외우자‘라는 생각으로 반복학습하다 보니,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공간정보법만 공부하고, 등기법은 통째로 버릴까‘ 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만에 하나 세법이 어렵게 나올 시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공부했습니다.

(6) 세법: 강성규 교수님

• 세법은 가장 늦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문제 수도 가장 적고, 공시법 중 공간정보법이 버티고 있다는 생각에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9월 중순부터 부랴부랴 강의를 수강했고, 그 대신 1주일 만에 기본 강의를 다 수강할 정도로 콤팩트하게 공부했습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지만, 세법 공부의 핵심은 ‘5가지 종류 세금을 헷갈리지 않고 잘 비교할 수 있냐’ 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취득시기 및 양도시기, 취득세 주체 및 양도소득세 주체 등을 잘 구분하여 암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핵심요약집 곳곳에 있는 비교표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이 표들만 믿고 잘 외워도 충분히 고득점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각 과목별 공부방법에 대해 간단히 작성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취득 성적을 첨부하면서 합격후기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민법에서 1문제 차이로 아쉽게 300% 환급은 받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해커스 덕분에 인생에서 기억할만한 알찬 6개월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합격자들 모두 축하드리고, 불합격자들 및 신규 수험생들 심기일전하시어 꼭 35회 시험에서 합격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적다 보니 길어졌는데, 부족한 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