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자 10개월 동차 합격 후기

공인중개사 | 동차 합격 | 이*우 | 20대 | 직장인 | 6개월 ~ 1년 | 인강 |

0.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남자 합격생입니다. 저는 1차 평균 82.5 (학개론 87.5,민법 77.5), 2차 평균 74.16 (중개사법72.5, 공법 62.5, 공시세법 87.5)로 전체 평균 77.5점으로 제30회 시험에 생동차로 합격했습니다. 올 1월부터 시작해서 10개월 정도 해커스 인강으로 공부했습니다.

저는 특수한 상황에서공부를 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 현역으로 국방의 의무에 임하는 중입니다. 육군 사병은 아니고, 전환복무로 타 기관에서 현역 복무하고 있습니다. 신분이나 행동의 제약도 있을 뿐더러, 공부기간 중 주야 교대근무를하던 때도 있고 파견근무를 하던 때도 있어서 공부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공부는 주로 일과시간이 끝난 후에 잠을 줄여가며 했습니다. 다만 군대에 오기 전에회계사를 땄던 게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개론이나 세법의 일부 내용 뿐만 아니라, 진득하게 앉아서 오래 공부하는 방법이 이미 몸에 익어 있었으니까요. 사실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회계사도 땄는데 중개사쯤이야 뭐’하는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했었는데, 첫 2주가 지나고 제가 오판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문제의 난이도가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양이굉장히 많아서 지레짐작했던 것처럼 만만하게 볼 시험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과목 별 공부 팁보다는 전체적으로공부하는 방법을 위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간략히 적어보겠습니다.

1. 1~2월 기본강의 (1~3월 중순)

 일단 회계사 공부를 하면서 깨달았던 공부방법 중 하나는 이해가 되든 안되든 일단 진도는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강사분들이 아무리 책을 잘 쓰시고강의를 잘 하신다고 하더라도, 수험생의 머릿속에 과목에 대한 큰 흐름이 들어있지 않는 이상 당장 한강의, 교재 한 페이지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지금 배우는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해도 좌절하지 말고,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한 강씩 차분히 강의를들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이 때가강의 스케줄에 따라 하루에 한 과목씩 차근차근 강의를 들었던 시기입니다. 강의를 들으면서는 교재에 연필로빠르게 필기하고 나중에 복습하면서 한 번 다시 읽고 펜으로 필기를 정리했습니다. 강의를 듣다보면 강사님들이필기 예쁘게 하는 데 집중하지 말고 강의에 집중하라는 말씀을 굉장히 여러 번 하시는데, 저처럼 일단연필로 빠르게 필기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기를 아무리 예쁘게 한들 자기만족일 뿐이고, 필기하는 동안 강사님이 하시는 말씀을 집중해서 듣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2. 3~4월 심화강의 (3월 중순~7월)

 기본 강의를 들을 때는 어떻게든 꾸역꾸역스케줄에 맞춰 강의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제약 상 여기서부터는 진도가 밀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되는대로 듣다보니 여기서 벌써 세 달이 밀려버렸습니다. 그나마도저는 심화강의부터 학개론을 듣지 않았는데도요. 학개론은 기본강의만 듣고, 혼자 문제집 풀고 시험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군대 오기전 직업이 회계사이기도 하고, 회계사 시험 과목에 경제학원론이나 재무관리와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학개론에서 시간과 점수를 엄청 벌었습니다.

기본강의를 들을때는 강의 수강 -> 책 1회독 -> 필기 정리의 순서로 진도를 나갔다면, 심화강의에서는 같은과정 뒤에 문제 풀이가 붙었습니다. 기본강의 단계에서는 어차피 문제를 풀어봐야 전혀 의미가 없다는 판단하에 기본서 뒤에 OX문제나 객관식 문제를 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심화강의에서는 용어들이 낯설지는 않은 정도라 적은 문제라도 함께 풀었습니다. 물론 결과는 처참했지만요. 하지만 문제를 통해 오늘 강의에서 어떤 부분들이 출제 포인트가 되는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5~6월 요약강의 + 문제집 독학 (8월~10월 중순 수강)

 요약강의 수강을 시작할 때는 이미 문제집까지배송이 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전 두 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나는문제풀이 강의 생략입니다. 사실 선택이라기보다 시간 상 들을 수 없게 됐다는 표현이 더 맞겠죠. 그래서 요약 강의를 듣고, 바로 이어서 해당 진도에 따라 문제집을독학하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 결정은 학원 강의 스케줄과 다른 수강입니다. 학원에서는 요일 별로 과목이 정해져있지만, 저는 한 과목씩 쭉 이어서수강하는 게 훨씬 효율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휘발성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과목의 큰 흐름을 쫓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었고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었습니다. 물론 진도가 너무 밀려서 요약강의 전 강의가 이미 완강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수강 방법이었습니다.

강사님들이 실력이올라오는 시기는 문제를 풀면서라고 하셨는데, 백번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강의 수강 -> 책 1회독 -> 필기 정리 ->이해 및 암기 -> 문제풀이 -> 책2회독 -> 정리의 순서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암기를 했다고 생각해도, 막상 문제를 풀면 ‘이게 어디 있었지?’하고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문제풀이를 한 후에 다시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어떤 부분을 놓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을 1회독 할 때에는 어느 부분에서 출제가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강약을 조절하기 어렵고, 또 집중하기에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문제를 풀고 나서 2회독을 할 때는 ‘이 부분이 이런 문제가되었고, 내가 놓친 부분이 여기 있었구나’ 하는 식으로 확인을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4. 100제로 정리 (10월 중순~시험전)

최종 마무리는과목별 100제로 했습니다. 동형 모의고사나 종합반에 업로드된 100제에는 해설이 달려있지 않아 해커스 이벤트 응모 후 제공하는 파일을 프린트해서 풀었습니다. 물론 해설강의를 들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문제를 풀다가며칠 뒤에서야 강의와 함께 제공되는 100제와 이벤트용 100제의내용이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어차피 어떤 문제가 됐든 과목 별로 추린 100문제만 풀 수 있다면 합격점을 넘기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강의 중에 강사분들께서이런저런 자료나 특강, 또는 책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이것 역시 백번 옳은 말씀입니다. 내 점수는 어떤 책을 봤는지, 어떤 강의를 들었는지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 책과 그 강의를 얼마나내 것으로 만들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100점을 맞아야 되는 시험이라면 모든 강의와 책을 강박적으로훑어야겠지만, 평균 60점을 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커리큘럼이면충분합니다. 학원 별로, 강사 별로 장단점은 당연히 존재할것입니다.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본인의 선택에 대한 의심을 지우고꾸준히 따라가면 합격하는 데에는 절대로 지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5. 나가며

4년 가량의 회계사 수험 기간과 10개월 가량의 공인중개사 수험 기간중 제 나름대로 깨달은 공부 방법과 태도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제 수기가 이 글을 보신 분들의 수험생활에 조그만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공부하다 보면생각보다 더 자주 ‘내가 이걸 왜 시작했지’싶고, 그만두고 싶은 순간들을 겪으실 겁니다. 그 때마다 시험 끝난 날의해방감을 상상하며 견뎌 내셔서, 내년 이맘 때에 다른 분들과 합격의 기쁨을 나누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