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년 40을 앞두고 있는 주부입니다. 30대를 출산과 함께 시작했고 둘째 낳고는 육아와 살림에 집중했어요. 하지만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고 코로나로 집에만 있으니 머리가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위기감이 들더군요. 그 와중에 여기저기 뜨는 공인중개사 학원 광고!! 한번 해볼까? 싶더라고요.

일단 해커스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익숙함이겠죠. 토플 공부하면서 해커스를 처음 접했는데 당시만 해도 토플 시험을 다루는 학원이 많지 않았죠. 외국에서 해커스 토플 단어장과 문제집 주문했던 기억이 나네요. (거의 20년 된 얘기ㅎㅎ) 그리고 한국에 와서 취업하려면 토익이 필요하다기에 문제 유형만 훑어볼 겸 역시나 토익토플로 유명한 해커스로 문제집을 샀던 기억이... 외국어 전문이었는데 이렇게 확장이 되었다니.. 그리고 이번 중개사 시험보면서 느낀 강사님들의 적중률에 깜짝 놀랐구요. 대단하세요. 경쟁사도 많아졌는데 20년 넘게 여전하다는게..

저는 지극히 평범합니다.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는걸 어렸을 때 부터 알고 있었어요. 동생이 인간 전화번호부였거든요. 엄마가 이모집 전화번호 하면 -전화번호 술술^^ 그래서 대학 졸업때까지 공부는 엉덩이로 했던것 같아요. 공부를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았고 성적 욕심도 있었다는게 그나마 장점일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저는 예체능 전공입니다. 법? 경제? 한번도 학문으로 접해본적이 없어서 처음 민법 시작할 때 이해가 안가서 강의를 몇번을 들었는지...ㅠㅠ

일단 코로나 상황에서 육아, 살림과 함께 동차로 할 자신은 없어서 31회 1차, 32회 2차로 시도해봅니다. 동차로 하면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죠. 수험기간이 길어지면서 막판에 정말... 토... 하.....괴로워지긴 했어요ㅠ 하지만 저의 이해력과 암기력 등의 능력치에 굉장히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나눠서 하길 잘한 것 같아요.

1차 공부방법

제 공부방법은 지극히 평범합니다. 딱히 암기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식하게 반복하는게 방법이라면 방법! 일단 시작은 5월 중순부터 시작했고, 1차 과목의 기본강의는 2번 이상 들었던 것 같아요. 2번은 자리에 앉아 집중해서 듣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5번 이상도 들었어요. 걸레질, 설거지, 장보면서, 자기전에, 애들 놀이터에서 노는것 지켜보면서.. 이렇게 계속 들었습니다. 그리고 8월쯤 개념(심화)강의 1번 집중해서 들으며 마무리 해주었고 이후로는 문제집과 요약집의 무한 반복이었네요. 문제 풀고 틀린부분 체크하고 요약집가서 반복해주고 밤에 애들 재우면서 이어폰 꼽고 강의듣기. 그나마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한건 10월 중순부터 아이들 등교가 재개되어 해커스 모의고사 10회분을 다 풀어보고 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침에 조용할 때 시간내로 풀고 오후에 오답 체크를 하면서 정리해 나갔어요. 모의고사가 선생님마다 문제 스타일이 다르고 난이도가 다른데 모의고사에서 나왔던 점수의 평균이 실전에서의 점수로 나오더군요! 그리고 실전에서 시간내에 풀기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학개론 75점 -할수록 싫어지고 어려워지는 과목이었지만...

신관식 교수님 들었는데 교수님은 잘 가르치셨죠. 특히 32회 때는 얼마나 잘 찍어주셨는지 신들린 줄 알았다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계산 문제가 너무 싫어서ㅠ 감정평가 계산 부분은 강의조차 듣지 않았어요(3-4문제 포기이므로 모의고사 항상 90점 만점으로 계산ㅎ) 그나마 앞부분은 평소 관심있던 재테크와도 관련이 있었기에 공식 열심히 외워갔고 문제도 다 풀어봤어요. 덕분에 실전에서도 시간은 걸렸지만 잘 풀렸고 나름 응용해서 찍기로 맞추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론은 강사님이 이해하라고 하는 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습니다.

민법 80점 -하나도 몰랐지만 할수록 재미있는

채희대 교수님 강의 실력은 좋으시지만... 민법이라는 과목이 너무 낯설어서 처음에 힘들었던 과목입니다. 듣기는 듣는데 머리속에 남는게 없는 외국어 듣기 평가의 느낌? 하지만 반복하면 할수록 외계어 같던 용어들이 익숙해지면서 문제도 잘 풀리고 재미있어졌어요. 갑을병정이 나오면서 문제가 길어지기도 했기에 이론이 어느정도 된 후에는 문제를 많이 풀면서 "읽고 바로 이해하기," "시간내 빨리 풀기"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했고요. 공부할수록 암기보다 이해하는 위주라 나중에 더 수월했던것 같아요. 재미가 붙으니 높은 점수 받고 싶어서 욕심도 부려보고... 마지막까지 요약집을 한 10번 이상 반복했던 것 같네요ㅎㅎ

2차 공부방법

1차에서의 코로나로 막판에 쫄렸던 기분을 생각하며 2차는 조금 일찍 시작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하지만 2-3월에 강의 한번 들어보니 왠걸요? 민법만큼 초반에 버벅댈 어려운 과목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단 다 들리긴 하거든요ㅎㅎㅎㅎ 하지만 그것은 함정! 강의도 쉽고 내용도 다 무슨말인지 이해가 되는데 암기량이 1차와는 비교가 안되더라구요. 민법과 학개론은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하면 풀 수 있었는데.. 2차는 1차 공부량의 1.5 - 2배정도 되고 이해보다는 외울게 많았어요. 하지만 일찍부터 열심히 외웠다고 더 높은 점수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ㅎㅎ 하지만 강사님들이 괜히 스타 강사님들이 아니시죠. 두음자 따기 등 무슨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다 외우게 만들어 주셨죠. 정말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또 그게 무슨 합격열쇠라도 되는냥 그것을 모두 받아들여서 억양까지 따라했다는ㅋㅋ 합격열쇠 맞긴 맞죠. 저도 두음자 따서 외우는 거 없어보이고 별로 안 좋아하는데 무조건 따라하셔야 합니다~~

중개사법 87.5점 - 중개사법 없었으면 재미도 없고 점수도 없다!

두음자 하면 중개사법의 정지웅 강사님이시죠. 작사작곡의 대가? 이시자.. 정말 중개사법 없었음 어찌 2차를 버텨냈을지.. 저는 진지한 스타일 강사님 좋아하는데 정x웅 강사님 예외입니다(정색하면서 진지해지시는 것도 웃기다는) 상황극은 강사님의 전매 특허! 그리고 초반부터 알짜북 교재 하나로 끝까지 가니 두꺼운 기본서 할 필요없고, 기본 강의부터 오답될 수 있는 것들을 짚어주시니 중개사법의 짜증나는 함정도 잘 피해갈 수 있었답니다. 막판에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위로 받을 겸 카페에 가끔 들어왔는데 강사님 좋다는 글이 그렇게 많아서 나름 뿌듯!

그리고 장판지 모의고사 정 강사님이 쓰셨다고 하셔서 구입 했는데요. 강사님이 강의에서 말씀하셨듯 기출문제의 어투? 문제 스타일? 의 미묘한 부분이 있거든요. 이것을 잘 캐치하셔서 문제를 만드세요. (어디 한번 어려운 문제 좀 풀어봐라! 내스타일대로 문제 어렵게 만들거야! 이러지 않으신듯) 장판지 모의고사 풀면서 깜짝 놀랐던게 기출문제 스타일과 비슷하기도 하고 10회로 갈 수록 난의도가 미묘하게 어려워져서 감탄에 감탄.. 다 풀고 가면 정말 좋겠더라고요 (하지만 다 풀지 못했던게 저의 한계ㅠ)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지 연구를 많이 하시는게 진심 느껴져서 감사했습니다!

공법 77.5점 - 요약집만이라도 하세요.

공법하면 묻따지 한종민 강사님이시죠. 강의 실력 좋으시고, 어려운 공법을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려고 하시고, 기출지문 위주로 한땀한땀(힘드셨다고) 너무 지엽적인 부분은 패스해주셔서 그나마 공부하기 수월하게 해주시고요. 유머의 수위를 넘나들며ㅎㅎ 공법이 그마나 너무 싫은 과목이 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강사님이 하신 명언 아시죠? "요약집만 해도 되나요? -요약집 만이라도 하세요!" 그래서 저는 그 말씀대로 했어요. 공법은 혼자 공부하며 암기할 시간도 많이 필요하거든요. 강의듣고 당장은 문제가 풀리는데 다른 과목 공부하거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계속 잊어버려서ㅠㅠ 막판에 요약집 무한 반복 돌입해서 최소 5~10번 집중 반복해서 그나마 점수가 나왔던 것 같아요. 지엽적인 부분은 포기했으니 공부한거라도 다 맞으면 80-85점 나오겠구나! 생각했으니 점수도 잘 나온 편이라 생각합니다.

공시세법 60점 - 다른 과목보다 소홀했던게 점수로 나와버리다니....ㅠ

공시법의 양기백 강사님은 딱 제 스타일이세요. 딱 강의만 정확하게 하시는 스타일?ㅎㅎ 뒤에 등기법 개념 정말 확실하게 잡아주십니다. 8월까지 설렁설렁하다가 9월에 문제 풀려니 너무 몰라서 양 강사님이 저술하신 요약집 구매해서 핵심강의 다시 들었거든요. 왠일? 다 이해가 되네? 등기법 쉽네?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완벽한 강의였습니다. 실제로 카페 후기에서도 등기법 부분은 양 강사님 강의 듣고 이해했다는 후기가 많았고요. 등기법 부분은 강사님 말씀대로 이해 위주로 지문 많이 읽는 것을 추천드리고요. 앞에 지적법 부분은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 만점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완벽하게 외워가세요. 제가 소홀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딱 그 부분이 문제로 나왔고 틀려서 아쉽더라구요ㅠ 등기법은 과목 자체가 재미있기도 했고 약간 자신? 있었는데 왜인지 생각보다 많이 틀려서 아쉬웠습니다. 신기하게 소홀했던 부분에서 나온것, 아는 지문에서도 실수, 사실 시간상 공법만큼 반복하지는 못했거든요. 문제도 많이 못풀어봤구요. 그 만큼이 점수에 반영된게 아닌지 싶네요...

세법 강성규 강사님도 쉽게 잘 가르쳐 주세요. 특히 세법은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다면서 강의시간에 복습까지 싹 해주셨던게 반복이 되어서 좋았구요. 처음부터 쉽게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시니 세법 해볼만 하네? 생각이 들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되었어요. 핵심강의에서 양도세부분 잘 짚어주셔서 시험에서 잘 풀리더라고요. 하지만 이번에 세법이 좀 어렵긴 했나봐요. 맞다고 생각한것도 틀리고ㅠ 찍은것도 틀리고ㅠ 문제 자체가 이해가 안 되었던 문제도 있었고.. 제 역량 부족이죠.. 많이 아쉬웠던 과목입니다.

시험당일날 - 절대 끝까지 책을 놓지 마세요. 무!한!반!복!

2차 시험 전날 12시까지 공부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긴장이 되는지 잠이 오지 않았어요. 평소에 누워서 강의를 들으면 강의를 자장가 삼아 바로 잠들 정도라 이날도 강의를 들었는데 눈만 또랑또랑 해지더라구요. 덕분에 잘 외워지지 않던 국토법 뒷부분을 머리속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국토법은 쉽게 나왔다고들 했지만 다 맞을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2차날은 오전에 시간이 있기에 요약집을 계속 읽었고 시험장 가는 차 안에서 항상 소홀했던 농지법을 훑어봤더니 마침 그 부분이 나와 한 문제 맞출 수 있었고요.

저는 100선 이런건 안하고 그냥 무식하게 요약집만 했어요. 하지만 후기 보면 도움 많이 되나 보더라고요

절대 절대 시험관이 책 모두 집어 넣으라고 할 때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어떤 방법으로든지 반복하세요!

저처럼 평범하신 분들은 무한 반복, 머리속에서 빠져나가면 다시 집어 넣기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