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정보를 얻는 사람들

공인중개사 | 2차 합격 | 홍*원 | 50대 | 직장인 | 1 ~ 2년 | 인강 |

합격 후기-비밀정보를 얻는 사람들

   자식들은 장성해서 집을 떠났고 이제 혼자의 시간이 조금 생기고 나니 은퇴라는 인생 허들이 조금씩 다가 오는 상황입니다. 은퇴 후에 대한 생각이 많아질 즈음, 현직 공인중개사인 아내의 권유로 시작했습니다. 자식 키우면서 힘들게 공부했던 아내에게 나는 보란 듯이 동차합격을 보여주겠노라 웃으면서 5월에 시작했습니다.

   인강 커리큘럼을 보니 입문을 지나 기본이론을 지나 개념완성도 지나 핵심이론 단계로 벌써 강의가 4바퀴째 돌고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강의를 듣다보니 쉽게쉽게 들립니다. 30여년 만에 제대로 공부책상에 앉아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새로움으로 가득차서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7~8월 문제풀이 과정으로 들어가니 슬슬 머리가 백지가 됩니다. 아무 생각이 안납니다. 그래도 참 열심히 했고, 그 결과 동차 합격을 하지 못했습니다.

   10월 들어 꽤 긴 휴가를 내서 막판 다지기를 하던 그 기간, 시험 일주일 전 아침, 그동안 투병 중이셨던 아버님이 어머님 곁을 떠나 영면하셨습니다. 붕천,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 조문객을 맞이하고, 아버님의 극락왕생을 기원드리고 나서 집에 돌아오니 시험일까지 사흘이 남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겨우 1차만 합격하고 32회 2차 합격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공부하는 것인 만큼 제대로 해보라는 아버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면서, 올해 들어 4월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원서 접수하던 날, 먹통이 된 큐넷 서버 때문에 온종일 고생하다 퇴근 직전에 로그인 성공하자마자, 혹시나 싶은 마음에 집주변을 검색했고, 집 거실 창에서 내려다보이는 중학교에 배정이 되는 행운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부터 일이 잘 풀릴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시험일 저녁에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참 맛있는 치맥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나의 공부법

2-1. 질보다 양

   몇 개월 만에 동차합격했다는 수기를 카페에서 읽었지만 부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시험과목들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어드밴티지도 없고, 암기력에 자신도 없는 나이이지만 지구력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2차 과목들의 입문이론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4월에 다시 시작할 때는, 입문과정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익숙한 내용이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질까봐 스피드 게임하듯이 빠른 속도로 듣다가 중간에 멈춰 경청하는 식으로 핵심이론 과정까지 빠르게 따라갔습니다. 1.7~1.9의 속도로 듣다가 1.0의 속도로 늦추면 교수님의 원래 목소리가 들립니다. 낯섭니다. 누구세요?

2-2. 디지털 디바이스

   mp3파일을 많이 활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출퇴근 운전 중에 듣고나서 퇴근하면, mp3로 들었던 강의를 동영상 강의로 다시 빠른 속도로 복습해서 이해력과 암기력을 높였습니다. 덤으로, 덕분에 정속주행, 안전운전의 모범생활도 하게 되고.....

   법제처에서 관련 법령을 모두 다운 받았습니다. 법률 본문의 조항 삭제 이력과, 법률 개정일자 표기들을 모두 지우는 편집작업이 번거롭긴 했지만, 또 텍스트 파일을 오디오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이 번거롭긴 했지만, 법령의 내용이 공부의 처음과 끝일 수 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들으면서 법률 표현 자체에 익숙해졌습니다. 인강은 내 교수님의 강의는 모두 mp3로 1회 이상 들었습니다.

   ※ 텍스트를 오디오 파일로 변환시켜주는 프로그램은 balabolka라는 소프트웨어를 추천합니다. 해커스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은 mp3파일은 오디오 게인을 높여야 제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오디오 게인을 조정하는 프로그램은 mp3gain 소프트웨어를 추천합니다.

   ※ 해커스 홈페이지 관리자분은 mp3파일을 업로드할 때 오디오 게인을 충분히 높여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고, 파일명을 좀더 일관되게 작성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각 과정의 1번 강의부터 9번 강의까지의 파일명은 예를 들어 ‘중개기본_1_공인중개사제도’가 아니라 ‘중개기본_01_공인중개사제도’라는 식으로 넘버링을 2자리 숫자로 해줘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mp3를 듣을 때 1번 강의 파일이 끝나면 2번 강의파일이 아닌 10번 강의 파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일일이 넘버링을 새로하느라 시간을 써야했습니다.

2-3. 나의 암기책

   전체 공부기간은 나만의 암기비법책을 완성시켜나가는 기간이었습니다. 컴퓨터 작업이 익숙한 만큼, 교재에 줄긋기 방식의 공부보다는, 인강을 보면서 과목별로 핵심 내용을 한글파일로 요약 정리해나가는 식이었습니다. 심지어 암기비법책의 첫페이지는 핵심키워드만 나열한 목차까지 만들었습니다. 나중에는 목차만 뚫어져라 보면서 전체 내용을 복기해보는 식으로도 반복했습니다.

   특히 공법과 세법의 경우에는 비슷한 구조로 반복되는 챕터가 많기 때문에 그 차이가 한눈에 보이도록 작성하고, 나만의 두문자를 계속 만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2-4. 자료 선택

   자료는 과감히 버려야합니다. 해커스에서 기본서와 문제집, 교수진 별로 알짜북이 있고, 각 강의과정마다 각종 자료가 공유됩니다. 카페에서도 각종 자료가 돌아다닙니다. 나만의 암기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헷갈리는 것을 확인할 때는 알짜북을 보면되고, 왠지 더 심화된 내용을 알아야될 것 같은 강박이 생길 때는 기본서를 다시보면 됩니다. 그 외의 자료들은 이해 및 암기가 되었거나, 암기책에 옮겨 두었으면 과감히 버려야합니다. 멘탈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3. 인강 및 교수진

   해커스 커리큘럼은 해커스입니다. hacker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비밀정보를 얻기 위해 시스템에 침투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공인중개사 공부의 비법은 해커스의 커리큘럼을 충실히 따라가는 데 있습니다.

중개법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정지웅 교수님, 공법의 경우 초반과정은 어준선 교수님 후반과정은 한종민 교수님, 공시법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의열 교수님, 후반과정에 추가로 양기백 교수님, 세법의 경우 초반 과정은 전훈 교수님, 후반 과정은 신동우 교수님과 강성규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교수진의 선택은 수험생 개인의 선택입니다. 교수님마다 원리이해든 암기중심이든 강조하는 부분이 살짝 다른 경우도 있긴 합니다. 또한 교수님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어떤 교수님은 중간중간에 끊임 없이 스트레칭 하자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교수님은 독특한 개인방언(?)을 쓰시는 데 그 화법이 듣기 싫어지면 나와 안맞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칠판 필기가 깔끔하신 분도 계시고, 요란한(?) 분도 계십니다. 다 훌륭한 교수님이시니 나와 합(?)이 잘 맞는 교수님 강의에 열중하시기 바랍니다.

4. 마치면서

   시험을 본 그 주말을 보내고 나서, 다시 월요일. 퇴근하고 나니, 아무 이유없이 책상에 앉아 해커스에 로그인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이제 또 추가적인 공부를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30여년 만에 학생처럼 공부한 기간이 힘들었지만 그 자체로도 좋았습니다. 33회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기원합니다. 해커스에서 비밀정보를 얻어가는 Hackers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