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좋게 동차 합격한 벼락치기 후기입니다.

1. 시험 응시 목적과 초기 계획

  일을 쉬다보니 평소 못한 공부를 좀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처음 알아보던 때가.. 7월초였던것 같네요. 1년에 시험이 한번뿐인걸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ㅎㅎ

여러 인강 사이트가 있었지만 기존에 아이디도 있고(?) 환급 잘해준다는 얘기를 들어 해커스로 결정하였습니다.

처음에는 100일 완성으로 가보자 하여 학원측에 커리큘럼에 대한 문의를 넣었고 핵심이론 - 문제풀이 위주로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럼 1주일에 한과목씩 해서 6주동안 이론강의를 마치고 나머지 시간은 기출과 문제풀이로 해야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2. 어긋난 계획과 급히 세운 벼락치기 계획

  절박함이 없어서인지 느긋느긋 천천히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시험이 2주가 남았더군요. 그때까지 제가 들은 인강은 학개론 핵심이론 1회독, 세법 핵심이론의 1/3 이었습니다. 민법, 공법, 공인중개사법, 공시법은 아예 듣지도 못한 상태에서 말이지요.. 정말 비상이었습니다. 남은 핵심이론 강의만 해도 150강 정도 되었습니다. 포기할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혹시 떨어지더라도 2주 진짜 미친 사람처럼 해보자 해서 일단 시작했습니다. 우선 계획을 빠르게 수정하였습니다. 수정된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은 과목들은 우선 핵심이론 강의를 듣고 공법만 체계도 특강으로 대체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출만 보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기출문제집도 구매하였습니다.

3. 벼락치기 과정

  인강은 무조건 2배속으로 들었습니다. 처음 듣는 교수님은 적응이 안되어서 1.5배속으로 시작하다 차차 올리면 2배속으로 들어도 들립니다. 많이 듣는 날은 하루에 20강도 들었습니다. 민법 같은 경우는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이과라서 그런가봐요 ㅠ ) 하루에 12강 정도가 최대였습니다. 매일 4-5시간만 자고 스터디카페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그렇게 인강을 다 듣고나니 3일이 남더군요.. 3일동안 들었던 교재 한 번 복습하고 기출풀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네.. 시간 모자랍니다. 시험 전날도 거의 밤새다시피 했는데 세법, 공시법은 기출 보지도 못했습니다. 심지어 시험 중간중간 쉬는시간에도 공부했습니다.

4. 결과

  정말 운좋게 합격하였습니다. 1차 과목들은 기출을 풀고 들어간 결과이고 2차는 공인중개사법 이외에는 기출도 제대로 못 보고 들어갔습니다. 확연히 결과가 차이가 나지요. 기출문제는 정말 중요합니다. 문제풀이까지 했다면 더 좋았겠지요..

5. 벼락치기 하지 마세요

  가성비 찾으시는 분들은 단기 동차합격! 벼락치기 합격! 이런 글들 많이들 찾아서 읽으시고 시작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마세요. 중요한건 합격이고 합격의 확률을 높이려면 정석적으로 공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커리큘럼 딱딱 따라가면서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여유있게 채워나가는 그런 방식의 공부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6. 교수님 및 공부법 추천

학개론 - 신관식 교수님, 민법 - 채희대 교수님, 공인중개사법 - 황정선 교수님, 공법 - 한종민 교수님,

공시법 - 양기백 교수님, 세법 - 강성규 교수님

교수님들은 다 좋았습니다. 2배속으로 들었는데도 다 잘 들렸습니다. 개인적으로 대박이었다고 느낀건 한종민 교수님입니다. 저 공법 이론강의 정말 체계도 강의만 들었습니다.. 8강인가 9강 정도 되었던것 같네요. 교수님께서 이것만 봐도 50점! 이라고 강조하셨는데 정말 그 근처 점수가 나오네요. 감사합니다. 교수님

제 공부도 부족한 마당에 공부를 어떻게 하세요 하는 건방진 말은 감히 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2가지가 있네요.

  1) 대충봐서 아는건 아는게 아니다.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 중에 분명히 꽤 많이 알고 있는데 문제는 안풀려요. 시험장에서 실력발휘가 안돼요. 이런 분들이 계실 겁니다. 이런 분들은 알긴 아시는데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지는 못하신 분들입니다. 문제를 풀어볼 때 정답만 찾는게 아니라 오답은 왜 오답인지까지 보기 5개에 개인적인 해설을 써 넣을 정도가 되어야 내 것입니다. 공인중개사 내용을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한 가지 주제로 줄줄 설명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내 것입니다. 그 정도 되면 개인적으로 무조건 합격입니다. 꼭 그렇게 해보세요.

  2) 계산 문제 포기하지 마세요.

학개론 공부하다가 느낀 점입니다. 계산 문제일수록 문제가 지저분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챙겨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계산 문제 풀다가 시간이 부족하지 않냐고 하시는데 우리에겐 계산기도 있고 다른 문제로 씨름하는 시간이랑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해요. 단, 내가 이 공식을 써먹어야지가 바로 연결이 안되면.. 그 문제는 포기하는게 빠를 것 같습니다.

7. 마무리

  이 후기는 마지막에 벼락치기만 해도 붙을 수 있어요~ 라는 후기가 아닙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고생하지 마시고 확률이 높은 길로 가세요. 올 해 아쉽게 안되신 분들, 내년 시험 새로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