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에 도전하게 된 계기

코로나로 운영하고 있는 일터는 집합금지업종이라 코로나 초기부터 꽤 심심했습니다.

작년 9월에 정말 충동적으로 너무 심심한데 공부라도 해볼까 하고 하룻밤 사이에 결정하고, 해커스 인강 1차만 구매했습니다(1차 핵심요약강의+문제풀이 세트 19만원이었나-기한이 많이 남지 않아 많이 저렴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젊은 나이에 부동산 재테크를 열심히&잘 하는 베프를 보고, 난 시드머니도 없고, 당장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그럼 책상에 앉아 공부라도 해봐야겠다! 였습니다.

9월에 시작한 관계로, 공부 일단 먼저 하고 10월 중순 추가접수 광클 성공해야지! 공부해버렸는데 광클 실패하면 어쩌지, 수험장 잡기가 수강신청만큼 어렵다던데 충청도까지 가야하면 어쩌지? 추가모집 자체가 처음이라 사례가 없고, 걍 어쩌지 하면서 공부했어요ㅋㅋ

⭐️다들 시험 도전하기 전 제일 궁금한 점, 내 머리로 도전할 만한 레벨인가

원래 국어, 영어, 외국어 초중고대, 과목에 상관없이 독해문제는 거의 만점. 독해력, 요새들 많이 언급하는 문해력 좋음+시험공부 요령 좋음(+노력 적음...ㅋㅋㅋ뭐든 적당히 하는 스��)

억지로 암기 못 함, 안 함=그래서 손에 꼽히는 대학은 아니지만 10위권내 대학입니다.

내 머리에 대해 설명하고 싶은 게 아니고, 공부 시작 전, 저는 이게 제일 궁금했습니다. 나 정도의 보통 사람이 얼마 정도 준비해야 하는지

단기준비로 도전하는 많은 분들이 저 정도의 레벨이실 수 있어서 참고용으로 적어봅니다. 그래도 하루에 두 세시간씩 공부하실 거면 2달씩은 오바입니다. 1차 2차, 3달은 필요할 듯.

아! 그리고 20대부터 거의 해외에서 살아서 한국 부동산 기초 상식과 지식 전무, 알고 있던 용어라고는 보증금, 전세, 월세, 청약, 아파트 P(처음에 Fee인 줄 알고 몬뜻으로 쓰는 건가 했음 ㅋㅋ)

⭐️1차 (평일 2시간, 주말 4시간 정도)

처음엔 오랜만에 공부하니 재밌었습니다. 잠이 솔솔 왔어요. 내가 평소에 뇌를 이렇게 안 썼구나, 뇌 좀 쓰니까 잠이 오는구나

하지만 3,4주 지나자, 시험 도전의 동기도 뚜렷하지 않으니 점점 게을러졌습니다.

추석 지나면서 며칠 놀고 급기야 추가모집 광클 실패하면 공부 안 해도 돼서 좋겠다 라는 생각까지 하기 시작함.

일과 병행하는 건 일이 한가해서 다른 직장인분들에 비하면 어렵지 않았음

50일 친구들 안 만나고, 쓸데없는 외출 자제. 워밍업 같은 책상 정리 같은 거ㅋㅋ 안 하고 엉덩이 붙이자마자 공부 시작.

운동도 전부 쉬었음. 저는 주 7일 약속이 있어도 좋은 사람이라 친구 안 만나고 외출 안 하는 게 제일 고문이었지만, 남들에게 비밀로 하고(시험 접수를 못 해서 주위에 말할 수가 없었어요 ㅋㅋ 공부한다고 했다가 시험 못 봤어 할 수가 없어서) 혼자 뭔가 집중하고 있다는 건 기분이 좀 좋았음.

⭐️10월 중순 추가접수

수험장 파주부터 충청북도까지 ㅋㅋㅋㅋ범위를 정하고 광클 도전

이게 뭐야 집에서 젤 가까운 고등학교에 순조롭게 신청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날 하루종일 아아아아 접수, 돼버렸어...라는 말을 3,40번 한 거 같아요. 아 공부 2주 더 해야돼... 하면서 울상이었습니다만, 그날 밤부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8월이나 추가접수 둘다 수험장 접수에는 너무 겁먹지 마세요. 당일 오전만 아니면 수험장이 계속 추가돼서 2차는 멀리 잡았다가, 며칠 뒤 취소하고 가까운 곳으로 다시 잡았습니다.

⭐️기출문제와 모의고사의 점수차

시험 일주일 전부터 겨우 풀기 시작했는데, 풀다보니 3,4년 전보다 이전의 기출문제는 너무 문제유형이 단조로워서 공부에 큰 도움이 안 되겠다 라고 생각돼 모의고사를 더 풀었지만, 만족할 만한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기출문제도 안전빵 점수대가 나왔냐 하면 그것도 아님...나오다 안 나오다 했음

기출문제는 잘 나오고 어려운 모의고사는 안 나오고 사람 기분을 오락가락하게 하는 데에 한 몫함. 점수가 잘 나오면 그 날과 담날은 공부를 잘 안 하는 경향이 있음ㅋㅋ

OMR 카드 너무 오랜만이라, 답안지 프린트해서 연습마킹도 두어번 해봄

⭐️시험 전날 밤과 아침

그 동안 만들어논 요약노트 만들어 놓기만 하고 보질 못 해서 ㅋㅋㅋ이 5,6시간 동안 처음으로 요약노트 달달 외우고, 암기량이 철저하게 부족하니 계산문제 다 맞아야지 하고 공식 억지로 외웠습니다. 결국 계산문제 다 맞진 못 했어요...

⭐️1차 합격

시험 끝나고 당연히 떨어졌다는 생각에 저녁까지 채점 안 함. 시험 마치고 기분 너무 안 좋았음.

저녁까지 엄마랑 쇼핑하고 놀다가 그래도...하면서 채점했는데 학개론 개고득점. 점수가 넘 잘 나와서 3번 채점하고, 이게 맞는 건가 엄마한테도 한 번 채점 해달라고 함. 넘 기뻤음.

⭐️22년 2차 공부 스타트 전의 우여곡절

나도 내년에 감평사를 한 번 해볼까 하고 토익 공부를 난생 처음 해봄. 2달 토익 하고, 여름 논다고 6월 시작하려던 공부를 8월 넘어 시작하게 됨.

근데 폭우로 올해 바꾼 차 침수됨. 두둥

이거 쓰면 혹시나 이 글 보는 지인이 바로 알아볼 거 같은데 ㅋㅋㅋ코로나로 계속 돈 한 푼 못 벌고 지원금과 저축해놓은 걸로 가게 월세내며 겨우 연명하고, 구질구질 살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드림카 지른 건데, 반 년도 안 돼 완전침수, 바로 폐차...

보상은 좀 받았으나 손해 몇 천 또 생김. 2년 반 동안 친구들 커리어 쌓고 돈 쌓을 시기에 난 몇 억을 손해봤는데, 코로나 끝나가려니 대체 나한테 왜 이래.싶었음 이 때부터 로또를 가끔 사보기 시작함

이렇게 인생이 안 풀리는데 이제 신은 나에게 로또를 주시겠지 하고 ㅋㅋㅋ

아 이 파트 이렇게 길게 쓸 게 아닌데 막 하소연하게 되네요 ㅋㅋㅋㅋ휴

(몇 주 지나고, 똑같은 차 이제 한국에 입고가 안 된다고 해 시트색까지 완전 똑같은 차로 겨우겨우 찾아 다시 샀습니다)

그래서 공부 시작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초반 몇 주 제대로 안 함.

⭐️해커스 인강 100%환급패키지 구매. 붙고 말겠다! 돈 아까워서 공부하겠지 하는 마음에

⭐️2차

공도사 카페에서 작년에 한 번 쓱 본 글 중에,,, 1차 민법이 너무 어려워서, 2차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라는 글이 뇌리에 박혀있었기 때문에, 난이도도 양도 전혀 모르고 과목만 한 과목 더 많은 것만 고려해서 몇 주 더 준비하면 되지 하고 게으르게 시작했다가, 헐 이건 내가 해낼 수 없는 양이다라고 깨닫게 됨. 점점 자신감 하락했으나, 안 할 수 없어서 계속 함. 이번에도 친구는 1도 안 만나고, 운동 다 쉬고, 주말에만 데이트하거나 같이 공부하거나 하면서 놈.

⭐️눈물의 모의고사

작년에는 너무 빠듯해서 이번에는 기출, 모의고사 풀이 기간을 시험 20일 전으로 1차때보다 10일 정도 늘렸다. 더 일찍 시작하고 싶었지만, 문제집 1회독이 너무 오래 걸렸고 주말에 좀 노느라 처음 계획보다 많이 늦어졌다.

본격적인 모의고사 공부 전, 문제집 1회독이 끝나갈 때쯤의 주말에 기출문제를 한 번 봐봤는데 남친한테 쿨한 척 점수 말하다가 울었따. 으허허어엉

이때부터 어뜨케 해 타령 시작.

이때부터 남친은 최면을 걸기 시작. 이제 어떻게 해는 안 되고 정신싸움이다. 공부방법과 방향은 맞게 하는 거 같아 보인다. 이대로 할 수 있다 최면을 걸어라. 내가 매일 징징대면 매번 할 수 있다. 잘 하고 있다. 한결같이 토닥토닥해 줌.

나도 어뜨케 해 금지라고 책상에 써붙였다.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5,6세트를 풀었는데 한 번도 합격 점수를 못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해도가 너무 없어서 문제를 푼다. 라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다. 문제를 읽고만 있다. 정도의 풀이

⭐️2차 공부 과정

평일 공부 시간을 5시간으로 늘렸다. 주말 7시간. 점수가 너무 개판이라 집중이 정말 잘 되더라.

중반에는 기분전환으로 카페에 가서 공부하기도 했는데 이동시간도 쓰기 싫어서 완전 집에서만 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일주일은 엄마한테 식사도 빨리 마칠 수 있는 메뉴로 부탁했다. 그래야 공부도 하고, 드라마와 인스타 즐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ㅋㅋ

요약노트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깔끔하게 수정편집하다가 결국 완성을 시험 전 3일 전에 했다.

⭐️시험 전날과 당일

이건 아직도 의아하다. 까먹고 공법을 이틀동안 한 글자도 안 쳐다봤다. 세법이랑 공시법 공부 열심히 한다고... 원래 시험 같은 거 막 긴장하는 편도 아닌데, 마지막 주 너무 초조해 하다보니 별일이 다 있네 싶다.

시험 당일 1교시 보기 전에 중개사법 30분 달달 외우고, 이제 30분 공법 달달 외워야지 했는데, 보던 책 다 집어넣으라고 했다. 이 때부터 눈물이 나려고 했다. 책을 가방에 집어넣으면서 깨달았다. 3일 전에 살짝 공법 한 번 보고, 벼락치기 하는 주제에 시험 직전 이틀동안 한 과목을 손도 안 댔다. 어떻게 그걸 생각 못 했지? 울지말자. 지금 울 때가 아니다. 한 글자라도 더 침착하게 보고 억지로라도 읽어서 답을 찾아보자 하면서 풀었다...중개사법이 너무 쉬워서 좀 놀랐다. 그럼 공법 40점만 넘기자로 목표를 잡았다. 이틀동안 세법, 공시법 많이 봤으니 거기서 60점 맞으면 된다. 하면서

근데 2교시 풀다가 또 머릿속에서는 눈물이 났다. 너무 어려워서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공법 점수를 메꿀 수 없겠다. 내년 가을을 또 이렇게 보내야 하나, 환급 못 받으면 120만원 어쩌지. 그래도 최선을 다해 한국말을 읽기라도 하자. 하면서 풀었다. 공법도, 공시,세법도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시험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고시실에 17명 정도 앉아있었고, 성비는 여자가 70%. 이 교실의 30% 안에 들어야 하는데 요약집을 겁나 보는 아줌마들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여담으로, 쉬는 시간에 ㅋㅋ같이 정답 맞추는 사람이 있더라...ㅋㅋㅋ친구도 아닌데. 붙으셧는지 궁금. 그리고 나도 초콜렛 챙겨갔는데 간식은 보통 여자들만 먹는다 ㅋㅋㅋ초콜렛 몇 개 정도는 먹어야 한다고 봄.

⭐️시험을 마치고

1차와 같았다. 못 푼 문제들, 전혀 못 알아먹은 문장들이 많아서, 백퍼 떨어진 거 같았다. 엄마와 남친에게 떨어진 거 같다고 했다. 중개사 일 당장 할 것도 아닌데 하지 말까. 대신 너가 좀 볼래 ㅋㅋ 등등 하소연을 하고, 채점 않고 놀았다. 엄마는 고생해써 잊어버려! 하셨다.

⭐️채점

떨어졌는데 파티는 예정대로 해야함? ㅋㅋ하면서 와인을 준비했다. 마시기 전 그래도 채점이라도 해보자. 해서 했다. 내가 젤 겁냈던 시나리오는 평균 59.9 뭐 이런 간발의 차로 떨어지는 거였다. 이번에도 1차와 비슷했다. 중개사법이 고득점이라, 내가 이렇게 다 맞은 게 맞나 하면서 남친에게 다시 채점을 부탁했다. 마킹 실수로 한 두개 틀려도 합격이다. 이 점수면 합격발표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합격이다. ㅋㅋㅋ

⭐️내가 한 공부방법

해커스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자료집들 결국 손도 안 댐. 배송료 3000원씩 몇 번 주문했는데 불요.

나만의 요약집을 문제풀이 때부터 워드로 만들고, 모의고사 풀이 때 내용 보충.

이해할 시간도 모자르다 보니, 암기는 나중에 한꺼번에

1차,2차 동일

핵심요약집 1회독+문제풀이 오픈북 1회독,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번갈아가며 풀고 최후 2일 무식하게 암기

핵심요약집 1회독과 문제풀이 그것도 오픈북으로 1회독 풀이는 머리에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흐름이 이렇구나 하다 끝납니다. 머리에 데이터가 쌓여있질 않고, 암기된 정보를 토대로 푸는 게 아니라서 문제 풀 때마다 알고있는 정답과 오답에도 일정함이 없고 맞았다, 틀렸다 개판입니다. 모의고사 풀이공부를 할 때 책을 어디 펴야하는지도 마지막 주가 돼서야 빨리 펼 수 있었음.

그래도 독해력, 이해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고, 암기력이 그지같지는 않다 하시고 시간 쓰기 싫으신 분들은 추천.

아니면 핵심요약집이나 문제풀이 둘 중 하나라도 2회독이 좋을 것 같아요. 기본서를 보지 않아, 핵심요약집에 없는 내용이 문제에 나오고, 모르는 걸 찾아보기도 한계가 있지만, 고득점 목표가 아니므로 그냥 했습니다.

⭐️내가 버린 파트

이건 카페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이런 식으로 하면, 요새 많이 출제되는 종합파트의 문제는 풀기 어렵...

민법: 4편 민사특별법

학개론: 5편 부동산투자론/ 8편 부동산감정평가론

중개사법: 3편 중개실무

공법: 3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6편 농지법

세법: 등록면허세, 종부세

공시법: 지적법 위주, 그러나 등기법도 포기는 안 함.

⭐️마지막 소감

살면서 언제 어떻게 자격증을 써먹게 될지 모르겠다. 안 쓸 수도 있다.

부동산단톡방에서 나오는 말들은 아직 거의 이해를 못 하고 있고, 중개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감히 중개사라고는 할 수 없다.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공부했다. 너무 벼락치기여서 머리에 내용이 쌓이지 않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분명 제일 컸다.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그 날 분량의 공부목표를 채웠을 때의 하루하루와 합격했을 때의 성취감이 훨씬 크고, 코로나로 조금 꺾인 자존감과 자신감도 조금은 충전이 된 것 같다.

감평사고 뭐고 다시는 뭐 시험 본다고 깝치지 않아야지 했음 ㅋㅋ

감평사는 내 레벨이 아니다 걍 내가 하던 일 계속 하기로 함. ㅋㅋㅋ본업을 이렇게 열심히 하면 좋겠음...

당분간 쓸데없는 취미생활들만 할 거예요. 넘 좋아요

*해커스에게

카톡상담 천동현실장님 공부 시작할 때 자상하게 답변 잘 해주셔서 인상적이었음. 꼭 언급하고 싶었음.

시험 직전 마지막 주 타사에서 하는 과목당 3시간짜리 유툽 라이브 강의 대박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