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동차 합격했습니다.

공인중개사 | 동차 합격 | 정*운 | 30대 | 퇴직자 | 1 ~ 2년 | 인강 |

안녕하세요. 9, 10월에 모의고사 볼 때만 해도 합격수기 쓸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쓰게 됐네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음악을 전공해서 2020년까지 18년 동안 음악만 했습니다.

(자산, 부채, 지분 개념도 제대로 잡혀있지 않았고 저당권, 유치권, 채권 구별도 못하는 보통 이하의 지식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 전염병이 돌면서 하던 일에서 수입이 "0"이 됐고 앞 날이 깜깜했습니다.

당장 뭐라도 해야되니까 엑셀 공부해서 중소기업 들어가서 일반 사무직부터 했고요

7급, 공인중개사 등 뭐라도 더 준비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가끔 공연 등 일 들어오면 하고싶은데

공무원은 그게 어려울 것 같아서 공인중개사 준비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라디오에서 듣던 "한번에 합격 해커스" 노래가 생각나서 검색해봤습니다.

21년 2월에 기초입문서 무료신청해서 교재를 받았는데

요정도의 책이 1, 2차 두권 오더군요.

채희대 교수님 입문강의 몇편 재생했는데

교재 보면서 강의 들으니까 이해가 쏙쏙 되고 머리에 잘 들어온다는 착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입문서 양이 이정도니 본 교재는 이것보다 조금 더 두껍겠구나 생각하고

바로 2년 환급반 결제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택배를 받았는데

응 뒷통수 제대로 맞았쥬?

이만큼을 공부하라고 보내주더군요.

사실 이 때 포기했으면 편했을텐데 제 발로 지옥으로 들어갔습니다.

32, 33회 모두 신관식, 채희대, 황정선, 한종민, 홍승한, 전훈 교수님 수업 들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시작했고 생전 처음 하는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하려니 당연히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공부 제대로 안한 사람 특유의 근거 없는 자신감 있잖아요

그래도 평균 60점만 넘기면 되는 시험인데

내가 몇달간 동영상 꼼꼼하게 보면

머리에 약간씩 남는거 긁어 모아서 시험보면..

왠지 60점은 될 것 같은데?

32회는 기본강의 1회, 핵심요약 1회

8월쯤에 모의고사 한 세트 풀어보고 바로 본시험 봤습니다.

결과는

개론 60, 민법 55, 중개사법 47.5, 공법 47.5, 공시세법 57.5

기대를 왜 한건지, 뭘 했다고 열은 받는지 아무튼 열받아서

11월 1일 점심시간부터 바로 재수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퇴사했는데 점심시간마다 공부하던 저 책상과 뷰 그립네요.)

32회 시험 준비하는 동안 용어 정리가 제대로 안돼서

교수님은 그냥 말씀하시고 지나가는 단어 하나하나 검색해보면서 공부했는데

이번엔 용어부터 잡자 해서 입문강의부터 봤습니다.

33회 시험은

입문강의, 개념완성, 핵심요약, 단원별 문제풀이, 동형모의고사, 100선

이렇게 각 1회독씩 했습니다.

7월까지 회사, 공부 병행했는데 이대로는 진도만 겨우겨우 따라가다가 3수 할 것 같아서

한달정도 고민 후 과감하게 7월말일부로 퇴사하고 8월부터 3개월간은 전업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집 공부가 시작됐고

본격적으로 힘든 수험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심적으로 벼랑에 몰리다 보니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개인(가정)적으로 큰 일을 겪으면서 그야말로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험 공부는 자신의 부족함과 끊임없이 마주하는 과정이더라고요

맨날 내가 틀리는 부분을 다시 봐야 되고 그걸 다음에 또 틀리고..

개론은 투자론 금융론 들어가면서 무중력 상태가 됐고

민법은 이해가 되는 것 같은데 문제를 풀어보면 자꾸 뒤통수 치고

중개사법은 그놈의 말장난 문제들 때문에 열 받고

공법은 그 수많은 분수와 미터, 날짜, 권한자, 절차.. 망망대해였습니다.

공시법은 알 것 같으면서도 정말 꼼꼼히 암기하지 않으면 틀리는 과목이고

세법이 그나마 범위가 적어서 공부할 때는 스트레스를 덜 받았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9월 동형모의고사 때까지도 평균 60점을 넘은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 때 진짜 미치는 줄 알았는데 강의 때마다 교수님들께서

"이 시험은 원래 그런 시험이고 모의고사 점수 안 나온다고 좌절할 필요 없고

어차피 100선 풀고 본시험 쯤 가면 다들 점수 나온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아라"

이 말씀을 자꾸 해 주셔서 그것만 믿고 갔습니다.

정말 우리 교수님들 말만 믿고 스트레스 억지로 떨쳐내면서,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10월 초가 됐고 추가 구입한 기출문제집에서 32회 31회 문제를 풀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학원 동형모의고사 난이도가 확실히 높았다는 걸 느꼈고 거기서 훈련이 되어서인지

1차는 평균 80점대, 2차는 70점대로 합격 점수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탄력 받고 힘내서 미친듯이 공부했습니다.

제가 원래 잠이 많고 집중력도 30분 이상 유지되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시험이 다가오니까 졸음도 잘 안 오고 집중력도 알아서 올라가더라고요.

10월 한달간 100선 문제 두 세트 씩 출력해서 한 세트는 강의 때 적어 주시는 판서 다 필기해서 정답지로 만들고

나머지 한세트는 기화펜으로 수도 없이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맞췄다고 넘어 가는게 아니라 틀린 지문은 어떤게 틀렸는지, 맞는 지문이 물어본 요점이 뭔지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5개 지문 모두가 이해될 때까지 풀면서 본시험까지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1차는 시험장에서도 여유 있게 풀었는데

2차 공법, 공시세법이 정말...

제가 평소에 모의고사 점수가 안 나와서 다행이었던 게

공법, 공시세법이 극악의 난이도였는데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늘 어렵게 풀던 경험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그 와중에 쥐어 짜내서 시험 봤습니다.

최근 몇년간 하던 일도 잘 안 풀려서 많이 의기소침해졌는데

우리 해커스 교수님들 덕분에 오랜만에 성취감을 느껴서 정말 행복합니다.

해커스 교수님들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 이루지 못했을 목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