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월 초시 동차 직장인 합격 수기

공인중개사 | 동차 합격 | 윤*현 | 40대 | 직장인 | 6개월 미만 | 인강 |

33회 초시 동차 합격한 40대 초반 남자 직장인 합격수기입니다.

올해 봄에만 해도 공인중개사는 계획에 없었고 부동산 투자 공부를 제대로 해보려고 생각 중이었습니다. 어찌 운이 좋게 부동산 폭등 전 내집 마련은 하였는데,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근로기간 중 한두 차례는 반드시 오게 될 부동산 상승/하락 싸이클을 이용해 재산을 늘리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침 부동산 상승이 막 꺽여 하락기로 전환되는 타이밍이었고, 어차피 장기적으로 공부하고 기다릴 생각이니 공인중개사 자격부터 따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은퇴 후 삶에 한가지 옵션이 더 생기는 것이기도 하구요.

5월 초부터 이거저것 알아보니 여러가지 선택의 길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1. 학원수강 VS 무료인강 vs 유료인강

직장과 거주지의 사정상 학원 수강은 우선 제외했구요. 인터넷 무료강의를 몇개 듣다 보니 교재와 강의의 통일성, 서로 다른 과목 사이에 유기성 등이 떨어지고 자료 탐색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듯 느껴졌습니다. 반면 유료인강은 여러 대형학원에서 경쟁적으로 운영 중이라 강의 뿐 아니라 유용한 자료들을 한자리에서 구할 수 있는 장점과 더불어  합격자 환급이란 제도가 있으니 결과적으로 무료나 마찬가지라(합격한다면) 유료인강을 선택했습니다.

2. ㅎㅋㅅ vs ㅇㄷㅇ vs ㅂㅁㄱ

인터넷에 보면 여기가 최고다 저기다 더 낫다 하는 글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큰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살아남은 회사들은 어디나 충분히 경쟁력 있고 어느 곳을 이용해도 열심히 한다면 합격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커리큘럼과 서비스가 현저히 떨어지는 곳이라면 이미 시장에서 도태되었겠지요. 위 선택지 중 해커스를 택한 이유는 교재비 포함 100% 환급, 홈페이지에 여러 필요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는 점, 교재의 우수한 가독성 등입니다. 추가로 과거 TOEFL 및 GRE를 공부하며 해커스라는 브랜드를 많이 접한 것과 ㅇㄷㅇ의 너무 과다한 광고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구요.

3. 과목별 교수님 선택

자신에 맞는 교수님 선택이 중요하다고 모두 말하는데 해커스 인강에 등록한 시기가 5월 중순이라 이 사람 저 사람 강의를 들어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판단했고, 아무래도 교재와 강의의 일치도가 높은게 공부에 수월할거라 생각하여 모든 과목 기본서 메인 저자의 강의를 듣기로 했습니다. 즉, 학개론 → 신관식, 민법 → 채희대, 중개사법 → 황정선, 공법 → 한종민, 공시법 → 홍승한, 세법 → 강성규. 이 후에는 강사 선택에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했구요.

저는 주말부부이고 아내에게 시험 준비를 얘기했을 때 주말에는 절대 공부할 생각말고 아이들과 시간보내라고 엄포를 놓아, 실제 공부는 월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아침까지 평일 주 4일 출근 전, 퇴근 후 시간을 이용했습니다. 7월까지는 퇴근 후 운동 다녀와서 하루 3~4시간,  8월부터는 운동을 쉬고 하루 4~5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핸드폰에 자료를 넣어 다니며 밖에서든 어디든 남는 시간 틈틈히 공부를 했구요. 학습 진도는 크게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5월 중순 ~ 7월 말

기본 지식이 없으니 어쨌든 기본이론 강의를 한번은 들어야 했고 여섯과목 기본서 강의를 요일별로 동시에 진행하여 들었습니다. 강의 후 또는 다음 강의 전 틈틈히 기본서를 빠르게 훑으며 지난 강의 내용을 복습했구요. 최대한 빨리 기본서 1회 강의를 마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2. 8월 초 ~ 10월 초

가장 아쉬움이 남는 기간입니다. 기본서 강의 후 이미 시간이 네 달 밖에 남지 않아 내용 복습을 빠르게 하며 출제예상문제집을 풀어나가려 했는데 아무래도 여전히 기초가 부족한지라 문제가 풀리지 않았고, 필요한 부분만 개념완성 강의를 들으며 기억을 떠올리고 진도를 나가려 했는데 결국에는 개념완성 강의를 전부 듣게되고 문제는 거의 풀지 못했습니다. 이런식으로 학개론·민법·공법 세 과목을 먼저 진행 후, 중개사법·공시법을 이어서 공부했습니다. 이래저래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시간이 너무 없어 문제수 대비 공부분량에서 불리한 세법은 개념완성 대신 요약 정리가 있는 총정리특강으로 대체했습니다.

3. 10월 둘째 주 ~ 시험일

이렇게 기본이론, 개념완성 강의 한번씩 듣고 나니 10월 첫째주까지 지났는데, 모의고사는 물론 문제 자체를 별로 풀어보질 못했습니다. 열심히 한다고 모든 가능한 시간을 쥐어짜내서 공부했는데 이렇게 준비안된 상태로 10월이 되니 멘붕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해커스 1차 모의고사를 처음 온라인으로 보았는데 1차, 2차 모두 딱점 근처에서 합격. 이 때만 해도 좋았는데 알고보니 1차 모의고사는 난이도가 엄청나게 낮은 거였더라구요. 그 후 10월 둘째, 셋째 주에 걸쳐 동형 모의고사(세법 제외) 1차, 2차, 3차를 보았는데 대부분 과목 점수는 40점 ~ 60점 사이로 나왔습니다. 다른 수강생의 점수 분포표를 보니 이 사람들은 다른 세상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0월 23일, 즉 시험 6일전 해커스 8차 모의고사를 통해 첫 오프라인 모의고사를 보았습니다. 8차 모의고사에서 1차는 딱점 합격, 2차에서는 그래도 전략과목이었던 중개사법에서 40점, 공부한지 오래된 세법은 16문제 중 한 문제를 맞춰 멘붕. 누가봐도 동차 합격은 불가능하고 1차 합격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차피 1차 합격하나 둘 다 떨어지나 1년 더 공부해야 하는건 똑같으니 마지막까지 동차 합격을 목표로 했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10월에 본 모의고사 문제와 과목별 정리 자료를 보며 복습하고, 시험 전날은 휴가를 내고 전체 내용을 훑어보았습니다. 

시험 당일에 느낀 난이도는 다른 많은 분들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학개론 풀면서 할만한데 했다가 민법 풀면서 쉽지는 않구나 하고, 중개사법에서는 너무 쉬운거 아닌가 했는데 공법은 확신하고 푼 문제가 4~5 문제되는 것 같습니다. 공시법은 그럭저럭한 난이도고 세법은 많이 찍었네요. 시험 후 1, 2차 모두 불합격이라 생각하고 가채점 안하고 있다가 화요일에 억지로 채점해보니 여유가 많은건 아니지만 놀랍게도 합격 점수가 나왔습니다. 최종적으로 학개론 80, 민법 60, 중개사법 82.5, 공법 57.5, 공시/세법 50 으로 딱점을 조금 넘겨 동차 합격했습니다. 다른 과목들은 시험 시에 느꼈던 난이도 정도로 나왔는데 공법은 생각보다 조금 잘 나온것 같고, 세법이 어렵다 해도 공시법은 점수가 생각보다 많이 안나왔네요.

Tip 1. 위의 학습일지에서 시험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점점 자세히 작성했는데요. 저의 경우 실제로 마지막 한달, 마지막 한주, 시험 전날이 될수록 고도로 집중해서 정리하고 복습한게 합격의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시험 당일 점심시간 때 본 내용에서 중개사법 두 문제 맞추고, 시험 전날 밤 이동 중에 들은 mp3에서 세법 한문제 맞췄습니다.  시험 직전의 한두시간 공부는 연초의 몇주 공부보다 시험 점수에 영향이 클 수도 있습니다. 시험이 다가오면 심리적인 이유로 포기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오랜 기간 준비해왔는데 끝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동차 접수했으면 꼭 2차 2교시까지 모두 응시하세요. 수험 기간이 아주 길거나 전업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면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많은 수험생이 평균 50점에서 70점 사이에 있다고 봅니다. 시험 전 며칠 공부에 따라 과목별로 몇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많은 사람에게 합격/불합격을 가를 수 있는 점수입니다.

Tip 2. 제가 제일 못한 부분인데, 이전까지 공부 진도가 어떻게 되었든 상관없이 9월 부터는 동형 모의고사, 100선의 커리큘럼을 따라가고 이를 중심으로 마지막 정리를 하길 추천드립니다. 

짧게 합격후기를 작성하려 했는데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네요. 아무튼 이렇게 합격수기를 쓸 수 있어 기쁘고, 합격의 길에 큰 도움이 된 해커스와 각 과목 교수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