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이면 합격하는 것

공인중개사 | 2차 합격 | 박*수 | 20대 | 퇴직자 | 1 ~ 2년 | 인강 |

3개월이면 합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21년 7월부터 핵심 이론을 들었다.

결제는 12월에 해 놓고 기본 이론을 1주 차 들으니 나중에 몰아서 들어도 할만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들이 쉽게 쉽게 설명한 것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첫 부분은 그냥 쉬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7월부터 1,2차 동차 시험을 준비했었다.

일을 쉬고 있던 상태였기에 주 7일 하루 10시간 공부 계획을 세웠다.

내용은 갈수록 어려워졌고 내 마음은 초조해졌다.

다른 무엇보다 내 마음을 제일 초조하게 했던 것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내 모습이 아닌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내 모습이었다.

그저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닌 공부하는 시간 동안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있는 습관이 들지 않았기에 그 습관을 들이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시간은 쉼 없이 흘러 8월 중순이 되었고 고작 핵심이론 한 바퀴만 돌렸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두 달 반.

남은 진도는 문제 풀이, 동형 모의고사, 100선, 총 정리 특강.

혼자만의 정리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채 진도만 따라가기도 벅찼기에 때늦은 후회를 했다.

그래도 33회 시험에서 1차 평균 60중반으로 합격, 2 차는 공법으로 불합격을 맛봤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 시험을 얕봤던 것, 내 자신을 과신한 것 공부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은 것.

이 3가지가 내가 후회하는 것들이다.

크나큰 후회를 하고 나서 공부법이 바뀌었다.

23년, 34회 시험은 2차만 준비하면 됐기에 작년보다 여유있게 준비하려했기에 6월부터 3,4월 개념완성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계획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듯이

극심한 두통과 어지러움이 동반한 뇌경색 증상이 7월에 나타났다.

뇌졸중 집중치료센터에 입원하여 약 2주넘게 치료를 하며 그 동안 쌓아놨던 내 공부습관과 자신감을 모두 상실했다.

8월 초에 다시 독서실을 결제하고 다니려니 완치되지 않은 어지러움, 두통과 싸워가며 습관을 길러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8월 말이 되었고 공부하느라 담을 쌓았던 친구,친척들에게 안부인사가 왔는데

아직까지 공부하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했고 자존심이 상했다.

합격률이 20%가 넘는 시험에 불합격한 내 자신이 너무나 싫었고 34회 시험 2차에 떨어져도 뇌경색 증상으로

핑곗거리를 얻은 듯한 이 모습이 너무나 증오스러웠다.

자기 혐오에 일주일을 쏟고 술을 진탕 마시다가 깨달았다.

핑곗거리는 핑곗거리일 뿐, 나중에 생길 쪽팔림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뿐.

언젠간 다가온다는 것을.

이번에도 실패하면 또 1,2차 동차를 준비해야하고, 또 쪽팔린 내 모습을 감추고자 다른 사람들과 담을 쌓고 살아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 싶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07시 기상, 점심,저녁식사와 화장실 가는 시간을 제외한 채 00시까지 공부에 매진했다.

어느 수능 수학강사가 말하길, 공부에 정말 집중이 되지않을 때에는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공부에 방해되는 것을 하지말라하였다.

그리하면 너무나 심심해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핸드폰을 놓는게 어디 쉬운가?  그 어려운 것을 해낼 수 없었기에 쉬는시간에 핸드폰을 잡는 순간 알람을 맞췄다.

정확히 10분. 그 시간 안에 핸드폰할 것을 하고, 인스타,유튜브,카톡 등 하고 알람 울리는 순간 덮어놓기로.

이러한 생활패턴을 굳히면서 작년에 내가 불합격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했었다.

공부할 시간이 모자란 것, 각 과목당 1명의 선생님의 교육만 들었던 것을 불합격의 원인으로 뽑았고

해커스에는 유능하고 효율적인 선생님들이 많이 존재했다.

2차만 준비했기에 가능했던 루틴이지만, 7,8월 문제풀이부터 각 과목당 1명의 선생님들의 수업을 하나씩 더 들었고 문제를 더 풀었다.

1과목당 1선생님의 수업을 들었다면, 문제풀이를 제외하고 동형모의고사와 100선을 했을 시에 240문제이지만, +1의 선생님 과목을 더 들었기에

나는 총 480문제를 풀었고 480문제의 해설을 들었다.

D-10 모든 100선과 동형을 끝낸 상태에서 해커스에서 주관한 전국모의고사를 남긴 상태였고

하루는 복습, 하루는 모의고사를 격일로 반복했다.

내가 어느 부분에서 틀리는지, 어떤 부분에서 헷갈려하는지 체크했고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대비했다.

어느 날은 잠이 오질 않아서 동형모의고사 한 주차를 붙잡고 각 지문은 읽지 않은 상태로 이 질문이 나왔을 때 나올만한 내용들을 생각해봤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훈련을 하고 문제를 보니 얼추 맞았고 그 훈련법은 시험에 적용됐다.

문제를 읽는 순간 어떤 지문이 나올것인지 상상이 갔고 그 상상은 이루어졌다.

불 합격한 시험이 끝났을 땐 저절로 욕설이 나왔지만, 합격한 시험이 끝났을 때는 웃음이 나왔다.

이 후기를 읽은 모두가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않기를 바라고 나보다 더 효율적이고 스트레스없이 이루고자하는 바를 이루기를 바란다.

앞으로 이 세상 모두가 행복하기를.